화음(和音)과 소음(騷音)

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48> 김경렬l승인2018.01.08 13:16:02l10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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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생물분류표에 의하면 사람은 진핵생물역(域) 동물계(界) 척색문(門) 포유강(綱) 영장목(目) 인류과(科) 호모속(屬) 사피엔스종(種)으로, 호랑이는 식육목 고양이과 호랑이로 분류합니다. 지구상에는 알려진 약 170만종을 비롯해 약 1,250만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를 대표하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인간이 아니라고 답하는 SF소설처럼 생물분류표는 인간은 1,250만 가지 종(種)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1. 잘난 체 해도 같은 종끼리는 새로운 경쟁이다.
변호사는 시험에 합격한 후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 공부한 후 수료 성적에 따라 판사, 검사, 변호사로 일하게 되고, 공인회계사도 실무수습과 회계연수원 교육을 마쳐야 개업이나 취업을 하며, 특허 관련 업무를 하는 변리사도 수습을 거쳐 특허청에 등록을 해야 하고, 주택관리사는 배치 후 1년 이내에 3일간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매년 약 1,500명 정도 합격하는 변호사도 연간 200명 정도만 검사나 판사가 되고 의무관리 공동주택은 1년에 200개 단지도 생기지 않으니 자격증은 그저 새로운 경쟁을 위한 필요조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택관리사나 변리사, 회계사, 변호사도 단독개업은 거의 불가능해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이라는 언덕에 취업하는데 주택관리사는 어떤 언덕에 기대어 살아가야 하나요? 결국 어떤 자격증이든 이제 희소성의 권위로는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자기끼리의 경쟁은 더 치열합니다.

2. 때로는 아메바가 인간에게 이긴다.
‘Men in Black’이라는 영화는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인이 인간의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고 맨 인 블랙(MIB) 요원들은 이들과 싸워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인데 외계인들은 특정 분야에 최적화되도록 진화돼 있고 인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강한 한 가지씩의 재능을 가진 여러 종류의 외계인에 맞서 싸우고 이기려면 모든 재능을 한 사람이 가져야 하니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외계인은 여러 모습으로 어디에나 평범한 듯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화약과 핵을 이용한 무기보다 생화학 무기들을 다루는 영화가 많은 것을 봐도 인간은 항생제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약한 생물종인데, 관리 현장에도 관리사무소장에게 이유 없는 적대감을 보이며 숨어있는 수많은 아메바가 있으니 내가 보유한 항생제와 재능은 무엇이고 문제가 생기면 싸워 이길 힘은 가지고 있나요?

3. 화음(和音)이 아니면 소음이 된다.
집합건물법은 한 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을 때는 각각 소유권의 목적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동주택도 집합건물의 한 형태인데 공동주택이 아닌 집합건물은 대부분 소득을 얻기 위한 생존경쟁의 장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주택과는 건설목적과 관리목표가 다릅니다. 최근 집합건물관리사 자격증 제도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주택관리사 제도와 업무내용상 어떤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대상이 의무관리 공동주택보다는 많으니 생각들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차이가 없다면 기존의 자격증을 보완해 활용하는 것이 관리분야에 있어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경험과 축적된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관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독창은 마음껏 하면 되지만 합창에서는 고음을 내는 테너와 소프라노는 겸손해야 하고 알토와 베이스는 자기를 죽이고 고음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지만 각자의 독립된 역할이 있습니다. 관리자는 솔리스트가 아닙니다. 자기의 화음을 지키지 못하면 소음이 됩니다.

김경렬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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