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戊戌)년에 조심할 것들

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47> 김경렬l승인2018.01.01 14:28:17l10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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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어느 해라고 사건사고가 없겠냐마는 개띠 해에는 크게 무너지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1910년 경술(庚戌)년에는 나라가 무너지고, 1958년 무술(戊戌)년에는 베이비붐으로 교실이 모자라 학교가 무너지더니 어느새 환갑이 돼 직장이 무너지고, 1970년 경술(庚戌)년에는 와우아파트가 무너지고, 1982년 임술(壬戌)년에는 프로야구의 등장으로 고교야구의 인기가 무너지고, 1994년 갑술(甲戌)년에는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2006년 병술(丙戌)년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처음으로 시도해 군사력 균형이 무너졌으며 2018년 무술(戊戌)년에는 최저임금과 안전관리 비용의 획기적 증가로 관리의 근간이 무너질 수도 있으니 참 걱정입니다.


1. 주택 200만가구 건설 아파트가 30년이 돼 간다.
1991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수도권의 5개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가 건설된 지 30년이 돼 갑니다. 그동안 아무리 관리를 잘 했어도 전체 승강기를 교체해야 하고, 배관도 교체해야 하며, 발전기·변압기·화재관련 설비·피뢰설비·옥외전등·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고가수조·가스설비·오배수관·난방 및 급탕설비·단지 울타리·어린이 놀이시설·정화조 등 전면교체 주기에 달한 시설이 많습니다. 하나라도 작동이
불안정하면 큰 사고의 우려와 생활의 불편이 커지는데 보수에 필요한 장기수선충당금은 단지마다 차이는 있어도 대략 절반도 적립하지 않고 있으니 비용 때문에 자칫 보수시기를 놓치면 입주민의 주거생활이 무너집니다. 과거에 소유한 사람에게 왜 충분한 비용을 충당하지 않았냐고 불평해 봐도 소용없습니다. 지금도 총 계획비용을 관리규약으로 정한 요율대로 적립하지 않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정하는 위법을 저지르고 있으니 적립한 비용이 부족해 보수하지 못한다는 불평도 할 수 없습니다. 보수계획을 안건으로 상정해 부결이라도 받아 둬야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2. 관리의 관점을 다시 검토해 봐야 한다.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서 휴게시간 없이 24시간 교대근무하는 경비원과 기전실 근무자에게는 월 320만원의 임금과 퇴직금, 연차휴가 수당 등 360만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회계업무를 총괄하는 중요한 업무를 하는  경리 등 일근자의 임금 역전 문제가 생겼고, 휴게시간을 대폭 늘려 관리비 부담을 줄이자는
단지가 많습니다. 심지어 택배관리나 분리수거 등 필요한 시간에만 근무하게 하자는 파트타임 근무를 주장하거나 야간경비 근무는 폐지하자는 입주민도 늘어나고 있으며, 시설물 관리도 필요할 때 아웃소싱으로 처리하고 기전실 직원을 이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근로자의 생계유지를 위해 최저임금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소득격차에 따라 관리비를 더 내고 현재의 서비스를 유지하자는 주장과 더 낼 수 없으니 인력을 줄이자는 입주민 간의 갈등이 벌써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리비 때문에 관리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외부에 개방된 보안등, 도로 및 계량기 교체 등 유지관리비용의 예산지원, 관리사무소의 공적업무 수행에 대한 수당지원 등 관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무능하면 겸손할 수 없다.
무엇인가 뺏으려면 우악스러워야 하고, 얻으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관리소장을 ‘종놈’ 취급한 사람은 주인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 말할 것도 없지만 관리업무 자체가 전문가의 소양으로 남의 집을 관리해 주는 것이니 관리전문가가 아닌 입주민과 동대표만 몰아붙일 일은 아닙니다. 크게 무너지는 사건이 많았던 개띠해의 교훈을 기억하고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합니다. 주택관리사보  자격증은 혼자 잘해서 60점만 맞으면 되지만 관리소장은 99점도 지적을 받고 나만 잘한다고 되지 않는 상대평가입니다. 특히 2018년처럼 관리비 걱정이 많을 때는 더욱 겸손한 자세로 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유능한 사람(小賢)은 교만하기 쉽고 진정 현명한 사람은 어리석어 보이지만(大賢若愚) 겸손은 비굴이 아니며 무능한 사람은 겸손할 수 없습니다.

 

 

김경렬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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