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장과 인간관계

관리사무소장의 시선 김호열l승인2017.12.29 16:41:18l10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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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열  주택관리사
인천 산곡한양7차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관리사무소장이란 직업은 대부분의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주 고객은 공동주택 입주자며, 기타 부하직원 또는 용역직원, 위탁사 임원, 용역업체 사장 등과 관계를 맺는다. ‘만사는 인사다’라고 하듯이 모든 문제는 사람 관계에서 발생하고 사람관계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관리소장 역할의 성패를 좌우한다.
즉,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일이 힘든 것은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어도 일과 관련해 사람에게 치이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가 한번 꼬이면 좀처럼 해결하기가 어렵기에 관리소장의 고통 중 상당부분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다.
직업상 수많은 사람과 무수한 관계를 맺지만 그 사람들 하나하나를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으며 관계를 편하고 원만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도 항상 어렵다. 그래도 인간관계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을 알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관계의 악화는 소통의 실패에서 오며 소통의 실패는 상대방을 모르는 데서 온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너를 어찌 알겠느냐’라고도 하고 ‘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사람 마음을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쉽게 범하는 오류나 착각이 있는데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남도 나와 같이 생각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나에게 보이는 세상이 상대방에게도 똑같게 보일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간주하고 상대방의 말, 행동, 생각을 자기 임의로 해석한다.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치 않고 나의 입장에서만 상대방에게 기대하니 상대방은 그 기대치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 간극에서 고통과 분노가 생기고 관계는 위기를 맞게 된다.
둘째,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판단하는 것이 확고부동한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고, 그래서 우리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본능적으로 현실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 것이 명약관화한 진실이라고 여기고 행동한다.
그러나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나만이 옳다고 보는 것은 곧 상대방은 틀렸다고 보는 것이기에 상대방과의 관계에 균열이 갈 수밖에 없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방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상대방은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으면서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고 상대방에게 무리한 기대를 하는 것도 금물이다. 상대방이 나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한번 걸리기만 해봐라’하고 앙심을 품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는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면 여유가 생기고 더 너그러워진다.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은 곧 나와 상대방과의 거리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거리는 서로 다르기에 생기는 공간이며 그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곧 상대방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방법이다.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상당 부분이 상대방이 아닌 나에게서 비롯된다.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상대방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할 때 인간관계 문제점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참고서적: 강은호 김종철 저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문학동네

 

김호열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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