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46>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정유년 새해를 밝히는 닭이 크게 울더니 북한은 핵폭탄을 만들었다고 세계를 향해 울어대고, UN은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과 혈맹관계라는 중국은 암암리에 지원하고,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과 반쪽짜리 작은 나라의 노동당 중앙위원장은 유치원 아이들도 하지 않는 말싸움을 하면서 군사적 충돌위험까지 우려되는데 그래도 정유년의 닭은 잠자러 가고 황금 개가 집을 지키는 무술년의 첫 태양은 월요일부터 뜹니다.
1.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
제20회 주택관리사 자격시험이 끝나고 합격자들이 결정됐습니다. 이제 관리소장으로 취업을 해야 하는데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주택관리사는 관리소장이 아닙니다. 관리소장이 주택관리사입니다. 어떤 자치관리 단지에서 관리소장을 모집하니 13명이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 단지에 취업한 소장은 13:1의 경쟁을 이겼다고 하는데 그런가요? 아닙니다. 그냥 13명 중에 우승한 것입니다. 10명과 100명이 싸우면 10:1 이지만 5명 뽑는데 50명이 응시하면 5등 안에 든 것입니다. 이 두 차이는 큽니다. 10명과 싸우는 것인지 45명을 이겨야 하는 것인지의 차이이니까요. 절대평가는 나만 잘하면 되지만 상대평가는 남이 잘 못해도 이깁니다. 어렵지요. 그러나 내가 어려우면 다른 사람도 어려운 법입니다. 조급증과 조바심으로 악수를 둬서는 곤란합니다. 모수자천(毛遂自薦)의 성공은 나보다 잘난 사람이 없을 때 이뤄집니다. 내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다시 확인할 때입니다.
2. 기회는 준비된 자가 잡는다.
기회의 신은 앞머리만 있고 뒷머리는 매끈해 지나가면 뒤에서는 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관리시장은 의외로 좁아서 전국의 의무관리 대상 아파트는 2만개가 안되는데 배출된 주택관리사는 약 5만명이 넘습니다. 누구나 업무는 적고, 급여는 많으며, 동대표나 입주민이 잔소리를 하지 않는  단지에 근무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알아야 합니다. 좋은 일자리와 편안한 일자리는 다르다는 것을, 내가 관리소장으로 부임하려면 누군가 그만둬야 하는데 일 잘하고 있는 관리소장이 교체되는 경우는 없으니 그 단지는 무엇인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나를 불렀다는 것을 알고 내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입주민은 자기가 사는 단지를 관리소장 신병훈련소로 삼고 싶지 않으니 관리소장으로 받아들인 후에도 끊임없이 평가하고 확인합니다. 그러다 조그마한 문제라도 있으면 내치게 되고, 첫 취업에 실패하면 다음 취업은 더 어려워집니다. 내 후임자는 나에게 문제가 있을 때 오게 됩니다.
3. 선택한 후에는 후회하지 말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Tomorrow is another day)라는 말이나, 푸시킨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라고 외치는 것이나, 세상에 온갖 죄악과 고통을 안겨준 판도라의 상자에는 미약과도 같은 ‘희망’도 같이 들어 있다는 의미나, 모두  힘들어도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참으라는 것인데 문제는 그 내일이 언제 오느냐 하는 것이지요. 자연현상인 내일과 태양은 내가 노력 안 해도 매일 뜨지만 나의 내일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송곳은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재능만 있으면 언젠가는 알아준다는 뜻이지만 다 옛날 이야기입니다. 관리업무는 지금 표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재능으로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할 일만 빠뜨리지 말고, 실수 없이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취업의 선택도 신중하게 따져보고 결정한 후에는 설사 잘못됐더라도 후회가 아니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만 생각해야 합니다. 잘못된 선택도 내가 한 것이니 후회하는 동안 다음 기회를 잃게 되면 그 대가는 더 혹독하니까요.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고 내가 없어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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