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42>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인간의 지식은 한계가 있음에도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우매함을 깨우치기 위한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다른 사람보다 몇 가지 더 아는 것을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모르면 공부해야 하고, 알아도 다시 보고 확인하며 일해야 합니다. 지금 한 일은 나중에 숙제처럼 검사를 받아야 하니까요.
1. 얕은 지식의 무지함
공부를 할 때 교과서를 한 번 읽으면 별것 아닌 것 같고 두 번 읽으면 모르는 것이 없는 것 같으며 세 번 읽으면 아는 것이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는 행간(行間)에 숨어있는 본래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음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법령해석의 기준은 제안(개정)이유입니다. 그러나 이음씨와 띄어쓰기·콤마(comma)의 위치·및·과·등·하고·다만 등의 표현과, 임의규정과 강행규정, 열기주의와 예시주의의 여부에 따라 입법의도와 다른 해석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강행규정인 경우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므로 어떤 규정을 만들 때는 목적대로 될 때와 악용가능성을 모두 검토해야 합니다. 세입자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관리비 자문위원회 제도를 만들면 제도 뒤에 숨어서 관리를 장악하려는 세력이 생기게 되고 동대표의 중임제한 규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해석은 부정확할 수 있으므로 법원은 3심제를, 각부 장관의 해석은 법제처에서, 법률의 위헌 심사는 헌법재판소에서 하는 것이지요.
2. 무엇을 알아야 하나
논어의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는 말은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어설프게 아는 체하는 것은 옳지 못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며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관리업무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보다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①법령과 관계규정에 위반되지는 않는지 ②입주자와 사용자 누구를 위한 것인지 ③입주자대표회의 의결만으로 결정하는지 입주민 동의가 필요한지  ④반대자는 있는지  ⑤언제 처리해야 하는지 ⑥누구에게 시킬 것인지 ⑦비용이 얼마나 필요한지 ⑧비용은 누가 내는지 ⑨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⑩뒤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⑪누구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지 등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실수할 수 있으니 다시 봐야 합니다.
3.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
소크라테스는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알려고 노력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을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사람은 성질이 이렇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며, 아는 것이 적으면서 아는 체 하고, 조그마한 이익에도 목숨을 걸고, 남이 조금만 서운하게 대하면 못 참고, 너는 당연히 나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등 내 눈은 들보로 막혀있어 보지 못하면서도 남의 눈의 티끌은 참 잘도 찾아냅니다. 남의 집을 관리하는 업무는 생각이 다른 여러 입주민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므로 어렵습니다. 아무리 유별나도 동대표을 상대할 수 있으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 생각만 하는 동대표, 가욋돈에 관심이 있는 관리사무소장, 채용권을 미끼로 무엇인가를 바라는 관리회사 임직원, 단독주택처럼 제 마음대로 살겠다는 입주민 모두 관리자로서 근무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면 손가락 셋은 자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내가 욕하는 사람의 행동이 사실은 나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진정 아는 것이며 모른다고 생각하고 확인해야 실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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