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단지의 범위를 둘러싼 해석의 혼란

수요광장 오민석l승인2017.12.19 16:40:51l10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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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민 석 변호사
법무법인 산하

모 재건축조합이 시행한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사업구역 내에 폭 15m의 도시계획예정도로가 생겼고, 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1,278가구의 1단지와 330가구의 2단지가 조성됐다. 입주 후 1, 2단지를 통합 관리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됐으나 단지 내 복리시설의 사용 문제로 1단지 입주자들과 2단지 입주자들 사이에 분쟁이 격화됐다. 입대의는 전체 입주자 등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1, 2단지를 구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관리규약을 개정하고 구청에 신고했으나 구청은 개정 관리규약이 ①500가구 이상으로 구분 관리하도록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 제8조 제1항과 ②구분 관리를 관리 단위별 입주자 등 과반수 서면동의로 결정하도록 규정한 동법 시행규칙 제2조 제2항 제2호에 위반된다며 신고를 반려했다.
입대의는 1단지와 2단지가 폭 8m 이상인 도시계획예정도로로 나눠져 주택법령상 2개의 주택단지임에도 입주 시부터 공동 관리를 한 것 자체가 위법이고, 구분 관리가 오히려 정상화 조치이므로 관리규약 개정신고 반려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주택법 제2조 제12호 단서는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 이전에 이미 폭 8m 이상인 도시계획예정도로 등으로 분리돼 있는 토지를 별개의 주택단지로 본다는 의미이므로 재건축사업의 일환으로 도로를 설치함으로써 비로소 분리된 경우까지 별개의 주택단지로 볼 수 없다’며 입대의의 청구를 기각했다.(서울행정법원 2017. 10. 27. 선고 2017구합58427 판결) 주택법령이 폭 7m 이상 도로 등으로 경계 설정을 해 공구를 구분하고 공구별 착공신고 및 사용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한 점,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6조는 주택 단지 내 폭 7m 이상(폭 1.5m 이상의 보도 포함) 도로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 점을 주요 논거로 삼았다. 즉 재건축사업과정에서 폭 8m 이상 도로를 개설함으로써 별개의 주택단지가 된다면 주택단지 내에 또다시 폭 7m 이상 도로를 설치해야 하는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공동주택 건설과정에서 개설된 폭 8m 이상 도시계획예정도로로 말미암아 주택단지가 구분되고, 구분된 각각의 주택단지 내에 폭 1.5m 이상의 보도를 포함한 7m 이상 도로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모순이 아니다. ‘공구’는 법이 정한 경계 구획뿐 아니라 ‘공구별 공사계획서, 입주자모집계획서, 사용검사계획서’를 첨부해 사업계획승인을 득해야 인정되고, 비로소 공구별 착공과 입주자모집, 사용승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택단지의 구분기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주택법 제15조 제3항 참조).
그동안 행정부는 ‘8m 이상 도로가 단지 사이에 위치한 경우 입주민과 관리직원의 잦은 시설횡단이 불가피해 관리상 안전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동 관리를 불허’(국토교통부)해왔고, ‘폭 8m 이상 도로 등으로 분리돼 주민들이 해당 단지 내 복리시설을 이용하는 데 조금이라도 불편이 있다면 이를 별개의 주택단지로 하겠다는 것이 법 취지’(법제처 안건번호 09-0342, 회신일자 2009-12-04 참고)라고 해석해왔다. 폭 8m 이상 도시계획예정도로가 사업계획승인 이전인지, 사업계획승인에 의해 비로소 설치된 것인지를 구분하지 않아 왔던 것이다. “구 주촉법 시행령 제3조 단서에 함께 규정된 철도·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기간도로 등은 모두 사업지구 내에 이미 개설된 것만을 의미”하는 반면, 도시계획예정도로는 그렇지 않다고 새긴 대법원 판례도 참고가 된다. (대법원 2008. 8. 11. 선고 2005다56131 판결) 
8m 이상 도시‘계획’‘예정’도로라는 문구 자체도 사업계획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도로의 개설이 ‘계획’되고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문을 두고 어떻게 사업계획승인 이전 이미 도시계획예정도로로 분리돼 있어야만 별개 주택단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참신한 해석이 놀랍다. 안 그래도 어려운 주택단지의 해석에 더 혼란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민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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