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원종합관리 정 화 찬 대표

 

대규모 인력 축소 최저임금 1만원 해결책 아니다

인력관리와 ‘스마트 관리시스템’ 병행

공동주택 관리업체 ㈜세원종합관리가 ‘관리비 인상 제로’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7월 2018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60원 오른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아파트 관리인력 운영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자구책으로 논의된 것이 아파트 관리 인력의 대폭 축소.
㈜세원종합관리 정화찬 대표는 기존의 인력 운영방법으로는 아파트 관리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것은 물론 경비·청소 노동자의 권익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현재 운용되는 인력의 축소는 최소화하면서 관리비 인상을 막을 수 있도록 아파트 관리 시스템의 기계화를 추진했다.
정 대표는 “일부 업무에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경비 본연의 보안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단지 특성에 맞춰 근무인원이나 근무시간을 소폭 조정함으로써 관리비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 연계해 관리 서비스 체계화


 세원종합관리는 지난달 3일 주차관리 소프트웨어업체 파킹클라우드와 ‘스마트 파킹’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입주민들의 휴대폰에 다운로드한 ‘아이파킹’ 앱을 관리실과 연동해 차단기 등으로 단지 내 차량·주차 상황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무인택배함에도 입주민의 휴대폰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를 내장해 몇 번 택배함에 입주민의 물건이 보관돼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파트 출입구 자동문의 경우에도 입주민이 집 안에서 앱으로 방문자를 직접 확인하고 열어줄 수 있게 했다. 약속된 방문자가 아닌 경우 ‘No’ 버튼을 누르면 경비실로 해당 정보가 전송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입주민이었다. 아파트 관리 서비스가 자동화·체계화되면서 ‘관리비가 제대로 된 곳에 사용되고 있구나’하는 호의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정 대표는 기계화로 인한 비용 상승문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했다.
외곽지역은 CCTV를 중점적으로 운용하고 시내 밀집지역은 주차관제에 집중하는 등 아파트의 환경에 따라 필요한 시스템만 선별해 적용토록 하고 있다.
또 CCTV의 경우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물체가 감지될 때만 작동하도록 조절되는 제품으로 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청소·경비인력 운용에도 폭넓은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
정 대표는 “현재 경비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차관리, 택배관리 업무를 스마트 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근무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인력 운용상의 유연성 확보


정 대표가 스마트 시스템을 아파트 관리분야에 접목시킨 이유는 기존의 인력을 크게 축소시키지 않고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스마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존의 경비·청소 업무범위와 시간을 재설정해 용역비 절감에 나섰다.
먼저 청소 인력의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이어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인력 충원도 어려운 문제에 주목했다. 이를 감안해 청소 범위를 세분화하고 기존 대비 남성 미화원의 수를 늘렸다. 여성 미화원의 담당구역을 ‘1층 로비’와 같이 소규모 구역으로 축소하고 업무시간을 줄였다. 이곳을 제외한 나머지 계단이나 외곽구역 등은 40~50대 남성 미화원으로 대체했다. 특히 경비업무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시됐던 재활용 쓰레기 구분업무를 남성 미화원의 업무 범위로 재편해 경비원 본연의 보안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다수의 고령 여성 인력이 담당하던 업무를 소수의 젊은 남성 인력이 담당하니 일의 효율은 배가됐다.
줄어든 여성 미화원 수만큼 절약된 인건비는 업무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남성 미화·경비원과 스마트 시스템 구축 및 유지비용으로 다시 투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아파트 환경이나 미화원의 체력 차이에 맞춰 근무시간을 조정하니 인건비 상승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업무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비·미화직원 처우 개선까지


경비·청소업무의 경계가 명확해지고 서비스가 체계화됨으로써 직원들의 전문성도 강화됐다.
또한 용역관리업체가 아파트와 1~2년 단위로 계약하던 것과 달리 세원종합관리는 5~10년 단위로 장기적인 계약을 하고 있어 직원들 역시 고용에 대한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더 좋은 일자리를 오래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 대표의 가장 큰 목표다.
직원들의 소속감과 서비스의 시각화를 위해 유니폼도 맞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입주민들이 아파트 가치 향상을 피부로 느끼고 더불어 직원들에 대한 존중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돼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향후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의해 신용불량자 등 사회복귀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청소 및 경비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안정적인 일자리와 사회복귀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생’의 가치 지켜나갈 것


정 대표의 경영 철학은 ‘상생’이다. 10여 년 전 처음 아파트 관리분야 용역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직원에 대한 처우가 열악했다. 복지는 전무하고 직원에 대한 존중의식도 전혀 없었다.
정 대표는 이때 상생에 대한 절실함을 느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그 구성원인 경비·청소직원, 서비스를 제공받는 입주민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세원종합관리 서비스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 대표가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기준 역시 ‘상생의 가치를 아는 기업’이었다.
정 대표는 “기술력이나 도전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조화의 의미를 알고 세원종합관리의 기업 철학과 방향을 같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기계화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인력 축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화를 토대로 훨씬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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