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44>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우리의 삶과 일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인데 선택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문제는 관리법령이 요구하는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의 범위는 넓은 데 비해 선택의 끝은 어디인지 처리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고 적정한 인력은 부족하고 입주민의 욕구는 커져 있으며, 추후 감사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는 것입니다.


1. 두려움의 역동성
겁이 없는 사람은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지만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을 이겨낸 사람입니다. 물불 안 가리는 소방관과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맹인과 막가는 인생인 늙은 노인 중 누가 이길까요? 보통사람에게는 소방관이 이기고 소방관은 맹인에게 지며, 노인은 맹인에게 이긴다는 우스개가 있습니다. 희망이 없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알려주는 우화입니다. 삶의 정보가 부족한 고대에는 불확실성이 초자연적인 절대자를 만들고 불확실에 대한 도전은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 회피를 통해 생존해 왔습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 생존의 욕구가 제일 처음인 이유이지요. 그러나 때로는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반대로 행동하기도 합니다. 짖는 개는 겁이 많으며, 하룻강아지는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들은 그래서 생긴 것이지요. 두려움을 알면서 용기로 이기면 성공의 확률을 더 높일 때가 많습니다.


2. 과정을 모르면 불안하다.
사람은 언제 두려움을 느낄까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때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모든 과정과 각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모두 알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리스크가 생기면 ‘그럴 줄 알고’가 되고, 미리 대비해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여러 가지 비용이 절약됩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리스크가 생기면 당황하고 허둥대면서 문제를 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결국 업무처리 과정(process)을 잘 정리하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할 때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업무 종류별로 단계마다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예측하고 해결책을 정리한 프로세스 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을 실행할 인적, 물적, 절차적 준비입니다. 아무리 신출귀몰한 계책을 세워도 처리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실패하게 되고 결국 제갈량처럼 읍참마속(泣斬馬謖)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마속을 죽이는 것으로 책임이 끝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문제지요.
3.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공부로 해소해야 한다.
관리소장은 전지작업이나 발전기를 가동하거나 전기시설을 보수하는 일을 직접 하지 않으나 모든 업무를 지시하고 처리과정을 감독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하므로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처음 관리소장이 되기 전에 방화관리자, 조경기능사, 전기기사나 건축기사 공부도 하고 회계실무나 여러 가지 공부를 합니다. 문제는 관리소장이니까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확히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논어의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는 말은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라는 것인데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러 가지 공부를 하지만 실제 리스크는 업무의 본질을 잘 모르는 것에서 나타납니다. 사업자를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선정하라는 의미와 장기수선계획대로 수선하라는 의미를 잘 이해해야 법령이 해석되고, 업무과정에서 미리 시뮬레이션 해봐야 문제점이 명확해지며 불안이 없어집니다. 문서의 표현과 회의록 등의 기재방법도 공부해야 하고 서류의 보관도 5년 후에 감사를 받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확인해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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