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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석 춘 
서울 성북구 공동주택관리 자문위원
(행복코리아 대표)

유학(儒學)에서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를 어질고(仁), 의롭고(義), 예절을 지키고(禮), 지혜롭고(智), 믿음을 가지고(信)’ 살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 다섯 가지를 풀어보면 첫째, 인(仁)은 세상 사람들이 어질고 착하게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인(仁)은 글자 그대로 두 사람, 즉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뜻하며, 공자는 인(仁)을 자기에게는 엄하게 하지만 남에게는 어질게 하는 정신을 말했습니다.
둘째, 의(義)는 정의롭게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맹자는 모든 사람이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정신적 가치를 가리키며 모든 사람은 물질적 이익보다는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셋째, 예(禮)는 예절을 잘 지키면서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공자는 예(禮)를 자신의 욕심을 극복하고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라 했고, 맹자는 사양하는 마음을 선한 감정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넷째, 지(智)는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맹자는 지(智)를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을 말하며, 사람들은 배우지 않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지(智)라고 말했습니다.
다섯째, 신(信)은 항상 신의를 다하면서 정직하게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공자는 정당성이 수반되지 않는 약속과 신의는 참다운 것이 아니며, 사회적 덕목으로서의 신의는 도덕적 정당성을 전제로 한다고 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면서 서울 사대문과 가운데의 지명을 이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도리’인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순서에 맞춰 작명을 했습니다.
동대문은 흥인(仁)지문으로, 서대문은 돈의(義)문으로, 남대문은 숭례(禮)문으로, 도성 가운데의 종각을 보신(信)각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다만, 당초에 홍지문(弘智門)으로 명명하려 했던 북대문은 숙청문(肅淸門)으로 이름이 지어집니다.
동대문은 당초 흥인문으로 이름을 지었으나, 고종 때에 ‘흥인지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대문 중에 유일하게 동대문에만 문 앞쪽에 반달모양의 옹성이 있습니다. 서대문은 당초에는 경희궁 서쪽 언덕에 ‘서전문(西箭門)이라 이름 지었으나 세종 때에 새로 ‘돈의문’을 세웠고, 돈의문을 ‘새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서대문 부근에 ‘새문안’이라는 지명도 있으나 서대문은 일제 때에 철거돼 지금은 볼 수가 없습니다. 숭례문이라고 이름 지어진 남대문은 서울도성의 정문으로 한양도성 8문 가운데 가장 웅장하고 규모가 크며 서울의 얼굴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서울의 목조건축물 중 가장 오래됐으며 1962년 국보 제1호로 지정됐습니다. 불행하게도 2008년 2월 방화 화재로 일부 소실됐으나 5년여의 복원 공사 끝에 2013년에 준공됐습니다. 북대문은 당초 숙청문(肅淸門)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나 후에 숙정문(肅靖門)으로 이름이 바뀌고, 홍지문(弘智門)은 숙종 때에 지금의 세검정 길가에 세워집니다. 보신각은 종로 1가에 있으며 지금도 주요 행사 때에 타종을 합니다.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면서 지금의 서울인 한양에 도성을 쌓으면서 사대문 등에 이름붙인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첫째, 자신보다 남에게 어질고 둘째, 물질보다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셋째, 욕심을 극복하고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넷째, 양심에 따라 옳고 그름을 헤아리고 실천하며 다섯째, 정당성을 수반한 약속과 신의를 지키는 것은 공자, 맹자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옳은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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