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事 논 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일본을 알면, 한국의 내일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특히 일본의 주택시장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습은 한국에 좋은 정보가 된다는 뜻이다. 경제 강국에 부상했던 일본은 1980년대 버블경제 시기와 20여 년의 장기 침체기를 겪었다. 이후 다시 회복세를 타고 있는 일본 경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오늘날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일본의 경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80년대 부동산은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폭락을 경험했다. 2012년 이후 아베 정권 출범 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부동산 움직임은 참고할 만하다.
저성장이란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은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며 저성장은 상대적 의미로도 쓰이기도 한다. 매년 5% 성장하던 나라가 3% 성장이 장기화되면 저성장이라 한다.
저성장과 연관해 향후 주택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앞으로 예상되는 인구구조변화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초고령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생산가능인구와 소비계층이 줄어 주택수요가 연쇄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1, 2인 가구 증가는 4인 가구 중심의 대형 및 대량 주택공급 방식에서 다양한 형태의 소형주택을 선호하는 쪽으로 주거선호와 주거유형이 달라진다.
초저출산이 지속되고 출산 기피현상은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출산율 저하는 앞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어 생산능력이 하락할 것이다. 아울러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노인부양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인구감소는 내수시장이 줄어들어 기업의 판매활동역시 감소하게 된다. 가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의욕이 꺾인 상태에서는 금리를 제로로 낮추고 돈을 아무리 풀어도 경제순환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은 기대하기 어렵다. 디플레이션이 만연하면 물건이 팔리지 않아 기업은 설비투자와 인력을 줄이고 임금은 동결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입니다.
일본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5년 동안 0%대의 물가를 지속하다 금융부실 등 충격으로 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 20년을 지속됐다. 그 때의 후유증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성장 경제상황에서 내 집 마련 주택수요가 증대할 것인가? 주택을 구입해 주거안정을 누리고 주택가격 상승으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것인가 아니면 주택에 돈이 잠기는 것과 가격변동의 위험부담을 피해 전월세로 살 것인가는 소비자의 판단에 달려있다. 그런데 이제 집을 대상으로 재테크하고 종전과 같은 큰 이득을 볼 것이라는 기대는 어렵게 될 것이다. 이는 저성장의 지속 때문이다. 저 출산, 고령화 그리고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종전의 중대형 아파트는 점차 인기가 떨어지고 재테크의 대상에서 매력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 신세대들의 소비 형태를 면밀히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자가 소유보다는 자가용 보유가 더 매력적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려는 경향이 짙다. 이처럼 주택수요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서울 등 대도시의 주택매매가격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주택가격이 급락하거나 급등하는 변동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은 저성장기조가 지속된다는 전제다. 특히 자가 취득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의 수적으로 감소추세다. 그리고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할 조짐도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서울의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347가구로 선진국 대도시 비해 (미국 419.4가구, 런던 434.6가구, 일본 476.3가구 등)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의 주택수요는 일정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봐 급락을 예상하기도 어렵다.
주택시장 영향요인으로는 주택시장안정화 및 주택 수요공급의 정부 정책, 즉 토지, 재정, 금융, 세제 등의 정책적 변수가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이라 분석된다. 현 정부의 주택정책을 보면 상당기간 주택가격 급등과 급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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