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표 해임결의로 회장 지위도 상실한 것으로 봐야”

서울고법, 대표권 없는 자와 체결한 공사계약 ‘무효’ 마근화 기자l승인2017.09.25 18:00:41l10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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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가구가 넘는 경기도 김포시 A아파트는 지난 2015년 6월경 도장공사 시공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적격심사제 경쟁입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입찰에 참가한 3개사 중 B사가 최고점수를 받았지만 입대의는 담합 의견 등을 이유로 B사의 낙찰을 유보했다.
그러나 이후 입대의 회장 C씨가 낙찰유보 통보를 뒤집어 B사가 낙찰됐다는 수정공고를 냈고 이를 B사에게도 통보했다.
한편 C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결의가 진행됐는데 구 주택법령 위반으로 총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당 동 입주자들에 의해 해임결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C씨는 같은 해 12월경 B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B사가 계약체결 후 5일 내에 착공계 및 계약이행증권을 제출하면 공사금액의 20%를 계약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새로운 회장은 2016년 2월경 선출됐다.
B사는 C씨가 동대표이자 500가구 이상 아파트 입대의 회장이므로 C씨를 동대표에서 해임하려면 회장 해임 의결정족수를 충족해야 하나 동대표 해임 의결정족수에 따라 해임됐기에 해임결의는 무효라면서 공사계약 체결 당시 C씨는 입대의 회장으로서 계약체결 권한이 있었으므로 공사계약은 유효, 입대의는 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입대의는 C씨는 동대표에서 해임됨과 동시에 회장 지위도 상실했다며 공사계약 체결 당시 입대의를 대표할 권한이 없었고, 낙찰자 결정 및 공사계약 체결은 입대의 의결사항이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37민사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입대의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B사와의 공사계약 체결 당시 C씨에게 입대의 대표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C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결의가 이뤄졌고 A아파트 관리규약에는 ‘해임된 동대표는 임원 지위도 모두 상실된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절차상 무효라고 볼만한 하자가 없다면서 C씨는 동대표에서 해임됨과 동시에 회장 지위도 상실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500가구 이상 아파트는 회장의 경우 동대표에서 해임하더라도 회장 해임을 위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구 주택법 시행령 제50조 제7항 제1호가 A아파트 관리규약과 동일하게 해당 선거구 입주자의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으로 해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아무런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500가구 이상인 공동주택의 회장이나 감사 지위를 겸하고 있는 동대표라 하더라도 그를 동대표에서 해임하려면 관리규약에서 정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500가구 이상인 공동주택의 회장이나 감사를 겸한 동대표의 경우 전체 입주자 10분의 1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에 의해서만 동대표에서 해임될 수 있다면, 해당 선거구 입주자들은 동대표가 회장이나 감사에 출마해 선출됐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동대표 해임권을 제한받게 돼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아파트 관리규약에서 500가구 이상의 회장과 감사가 전체 입주민의 10분의 1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으로 해임된 경우 회장과 감사는 그 지위를 상실하되 동대표 자격은 유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전체 입주민의 10분의 1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만으로는 동대표 자격까지 박탈할 수는 없고 동대표 해임 요건을 별도로 갖춰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B사는 C씨의 대표권이 해임결의로 소멸했더라도 민법 제691조의 유추적용에 의해 긴급 사무처리 권한은 인정되고 공사계약 체결은 그 권한 범위 내의 사무이므로 입대의에게 효력이 미친다고 주장하나 민법 제691조는 그 성질상 임기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해 퇴임한 경우에 인정될 수 있을 뿐, 임기 중 위법행위를 이유로 해임된 경우까지 해당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재판부는 “대표권이 이미 소멸한 C씨가 입대의 대표자로 행세해 B사와 체결한 공사계약은 대표권 없는 자의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 B사의 약정금 청구를 기각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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