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장의 시선


 

김 호 열  주택관리사
인천 산곡한양7차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모 방송에서 최근 ‘비리? 비효율에 물가 4배 치솟는 아파트’란 제목으로 뉴스를 방영했다. 이처럼 TV나 신문을 통해 공동주택의 문제를 비판하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음은 그만큼 공동주택의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보도내용이 문제점만 과장 확대 재생산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려는 데에만 주력할 뿐 내용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
보도 내용이 인터넷에 게시된 후 그에 대한 여러 반응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의 내용을 보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따져보고자 한다.
댓글1. “얼마나 비리가 많겠는가. 아파트 관리비 제대로 관리하는 곳은 몇 개 안 된다. 국가에서 아파트 관리비를 대대적으로 조사했으면 좋겠다.”
당연한 반응이다. 매스컴에서 아파트 비리를 폭로하듯 대대적으로 보도하니 모든 아파트가 비리의 온상인양 느껴진다. 그러나 국민들이 걱정할 만큼 비리가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이미 의무 외부회계감사라는 것이 생겨서 회계부정이 예방되고 있다.
댓글2. “공용으로 사용되는 돈은 서로 짜고 삥땅치기 쉽다. 친구 한 놈이 아파트 회장됐다고 자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수리업체에서 500만원을 가져다줬다고 자랑질을 했다. 이런 것만 고쳐져도 세상 살만하지 않을까?”
공동주택관리의 감독 역할을 하는 입주자대표회의는 권리는 많고 책임은 적은 감찰 사각지대에 있다. 동대표가 잘해봐야 본전인 명예직이다 보니 마음이 여린 사람은 쉽사리 나서기 어렵다. 공동주택관리법 제정으로 이를 바로 잡으려고 정부나 주택관리사협회에서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도 바로 잡기에는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댓글3. “아파트가 10년차쯤 되면 관리소장들은 모아둔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쓸데없는 공사를 벌여 등쳐먹는다. 쓸데없는 공사를 하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
이 글은 마치 대부분의 관리소장들이 장충금으로 장난을 치는 것처럼 묘사했으나 사실과 다르다. 법의 강화로 장충금은 철저히 장기수선계획에 의해 사용하게 돼있기 때문에 쓸데없는 공사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과거 감독이 허술할 때 발생했던 것을 기억하고 지금도 그렇게 행해질 것이라는 잘못된 추측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댓글4. “입주자대표나 부녀회장을 한번 털어보면 대단할 거다. 정치권은 표 때문에 손도 못 댄다. 1,000가구가 넘는 아파트에 사는데 입주자대표 운영비로 월 99만원이 나가는데 이 돈은 대체 어디다 쓰는지 이해가 안 간다.”
과거에는 입주자대표나 부녀회장의 비리가 대단했던 것으로 안다. 지금은 많이 개선돼 대부분이 바로 잡혔다. 부녀회 같은 경우는 잡수입의 권한을 빼앗겼기 때문에 조직 자체가 대부분 없어졌다.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는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 궁금하면 그 사용내역을 관리소에 문의해보면 된다. 확인도 안 해보고 막연히 의심만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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