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 석 춘 
서울 성북구 공동주택관리 자문위원
(행복코리아 대표)

추석명절이 다가옵니다. 올해 추석은 장장 10일간 연휴랍니다.
용혜원 시인은 ‘추석 고향 가는 길’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늘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 둥근 달덩이, 하늘에 두둥실 떠오르는 추석이 다가오면 발길이 가기도 전에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습니다. 어린 날 꿈이 가득한 곳, 언제나 사랑을 주려고만 하시는 부모님, 한 둥지 사랑으로 함께하는 형제자매, 학교 마당 마을 어귀 골목길 냇물가 동산 어디든 함께 뛰놀던 친구들이 모두 다 보고 싶습니다”
추석(秋夕)은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로 부르기도 하며, 음력 8월 15일에 치르는 명절로서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명절입니다.
추석에는 가을 추수를 끝내고 햅쌀, 햇과일과 송편을 빚어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며, 일가친척이 고향에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것이 전통입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추석이 오면 전 국민의 75%가 고향을 방문해 전국의 고속도로가 정체되고 열차표가 매진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이렇게 추석명절은 가족, 친지, 이웃과 정을 나누며, 선물을 교환합니다. 올 추석 선물은 우리 농산물로 주고받길 권합니다.
농촌은 도시민들의 휴식처며, 생명의 원천인 먹거리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농업과 농촌은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공공재입니다. 추석은 오곡이 무르익는 수확의 계절이며 즐거운 명절이지만 농업인들은 애써 생산한 농산물이 팔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한 유통업체의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순위는 커피믹스가 1위이며, 한우, 과일 등은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답니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선택할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의무일 지도 모릅니다. 지난달 30일 농수산식품부의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생명산업인 농업이 홀대받은 나라가 선진국이 된 사례는 없다. 농가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해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우리의 농촌은 도시민들의 관광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명을 이어주는 중요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생태와 문화를 보존하는 공동체며 도시민들의 휴양처입니다. 이제는 정부에서도 농민들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생명의 원천인 흙을 지키고 농촌공동체를 유지하며 문화와 경관 보존을 위한 직불제 등의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독일은 직불금을 생산지원금이 아닌 환경과 문화보존이라는 공익적 개념으로 지급해 WTO 규정의 생산장려금 지원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농업과 농촌을 지켜내기 위한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인식 변화와 함께 도시민들도 우리농산물의 소비 확대에 앞장서야 하며, 이번 추석 선물부터 우리 농민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품질 좋고 안전한 우리 농산물로 주고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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