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백  창  훈

 

제 혼자 잘났다고 동료들 위에 삐죽삐죽 올라온
자기자리를 벗어나 남의 자리를 마구 파고드는
누군가의 폭력에 힘없이 꺾이어 손을 축 늘어뜨린
아주 어린것들에 둘러싸여
끝끝내 온몸이 벌겋게 닳아 오르고 만
위아래를 몰라보고 함부로 위아래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제 식구 감싸기에만 혈안이 되어 꽉꽉 숨통 틀어막는
국민의 뜻은 그게 아닌데 다 함께 잘 살자는 것인데
우뚝우뚝 하늘로만 머리를 조아리는
하늘도 아니고 땅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비바람 부는 대로 몸을 맡기는�

옹기종기 이웃과 더불어 잘 어울릴 줄 아는
자기자리를 지키며 남의 자리를 넘보지 않는
자신이 누구로부터 존재하게 되었고
지탱할 힘이 되고 있는지를 잘 아는
한 마음으로 한 가족이 되어
한 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애써 도망가려 하지 않는�

골똘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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