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夏 林/안  병  석


덩굴손은 뭐든 매달기 위한 몸짓이다
나팔꽃이든 호박꽃이든
하다못해 애호박 하나라도

다리 하나가 부실한 의자에
덥석 앉다가
몸의 균형이 순간을 이기던 경험
어린 강아지가 먼저 달려와
시큰거리는 발목을 핥던 경험

시선이 허공일 때
사물이 미처 손을 쓰지 못할 때
비로소 완성을 기다리는
시에 절해야 된다

아파야 자라고
넘어져야 덩굴손을 뻗는 일
부실한 의자의 다리에
덩굴손 하나 달지 못한
부끄러움 뿐인 내 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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