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28>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욜로족(You Only Live Once)임을 자처하면서 인생은 한 번뿐이니 미래나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보다 현재 나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알고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쓰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는데도 결혼과 자녀 양육이나 부모 돌봄도 후순위라는 것이지요. 또 기성세대는 능력도 없으면서 시대를 잘 만나서 성공한 무임승차족임에도 온갖 스팩을 쌓고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유능한 청년들을 노력부족이라고 욕한다며 나는 재벌2세가 되는 것이 소원인데 부모가 노력을 안 한다는 우스개까지 있다고 합니다.


1. 알면서도 실패하는 이유
미국의 드라마 중에 다음날 실제 일어난 일들을 하루 전에 미리 알려주는 ‘내일신문‘을 받아 보는 사람이 주식투자를 하거나 이긴 팀 맞추기 토토복권을 사거나 사건 사고를 미리 예측하는 등 능력자로 살다가 자신의 부고가 실린 신문을 보고 이를 피하고자 온갖 노력을 했지만 결국은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투자정보는 너에게만 알려주는 거야’라고 하면 이런 정보가 나에게 까지 온 이유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왜 나에게 알려주는가? 내가 그런 정보를 받을 특별한 자격이 있는지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모든 일에는 ‘이것을 하면~’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뻔히 알면서도 속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남에게는 엄격하고 나에게는 지나칠 만큼 관대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2. 나에게 관대하면 존경받지 못한다.
채근담의 ‘待人春風 持己秋霜’이란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나에 대해서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예쁜 여자와 개성 있는 여자 중에서 결국은 개성 있는 여자를 선택한다는 개그에서 선택된 여자가 당당하게 외칩니다. ‘나니까!’ 누가 봐도 덜 예쁜데 나니까 그럴 수 있고 남보다 낫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리더십과 헤드십은 모두 권위(authority)를 기반으로 하지만 헤드십은 직책과 권한에 따라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권위이고, 리더십은 자발적이고 상호작용을 하는 권위라는 점이 다릅니다. 관리소장이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남에게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면서 자기에게는 관대한 사람은 존경을 받지 못합니다. 아니 존경은커녕 비웃음을 사거나 따돌림을 당합니다. 특히 성동구 옥수동의 어떤 아파트 입대의 회장처럼 나만 옳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 대하기 어렵습니다.


3. 용서는 강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나에게 엄격해야 합니다. 어미 게가 옆으로 걸으면서 아이 게에게 똑바로 걸으라고 아무리 얘기해 봐야 안 됩니다. 약자가 강자를 용서하는 것은 승부를 포기하면 되지만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용서하기도 어렵습니다. 용서는 새로운 잘못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고 잘못돼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지요. 용서는 강한 자의 권리이지만 용서가 없으면 공동체가 없게 되니 또한 의무입니다. 요즘 ‘따뜻한 카리스마’로 반려동물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는 강아지에게 강제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강아지에게 이익이 되는지 생각하도록 합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요. 그러나 한 번 익혀두면 평생을 그렇게 합니다. 동대표도 소장도 직원들도 입주민들보다 잘난 사람이 아닙니다. 입주민은 관리를 공부하지 않았지만 다른 공부를 한 자기분야의 전문가입니다. 나에 대한 지나친 관대함을 버리고 진정한 강자가 되지 못하면 남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어차피 혼자는 못사는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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