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답사-순천만·낙안읍성·선암사 (7)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다

박영수의 문화답사 박영수l승인2017.08.02 18:00:31l10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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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 선암사

◈대웅보전
선암사 중심 건물로 뒤에는 조계산 최고봉인 장군봉(884m)이 보이며 보물 제1311호로 지정돼 있다. 동서 3층 석탑은 보물 제395호다. 선암사 대웅전에는 어간문(정 중앙에 있는 문)이 없는데 이는 부처님처럼 깨달음이 높은 분만이 통과할 수 있으므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대웅전 법당 내부에는 협시보살이 없다. 대웅전 석가모니불은 항마촉지인쪹을 하고 계시며 탐·진·치 삼독을 멸하시고 마구니에 항복받았으므로 협시보살을 두지 않은 것이다.
쪹항마촉지인: 석가모니가 성도할 때 마귀를 항복시키고서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을 묘사한 것

◈팔상전
대웅전 오른편으로 돌아 조사전, 불조전, 팔상전이 있는 영역으로 올라간다. 팔상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60호 지정)은 석가여래의 전생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여덟 장면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팔상도라 하고 팔상도를 모시고 석가여래를 기리는 불전을 팔상전이라고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석가모니 부처님
만삭의 한 여인이 아름답고 탐스러운 무우수 꽃가지를 꺾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갑작스럽게 진통이 시작됐다. 수행인이 재빨리 무우수나무 아래 휘장을 치고 산실을 마련했다. 한데 아기는 그 여자의 자궁을 통해 나오지 않고 겨드랑이 밑 옆구리가 찢어지면서 뱃속에 든 아기가 그곳으로 나왔다. 해산한 그 여인은 그 나라의 풍속에 따라 아기를 낳으러 친정이 있는 콜리성으로 가고 있던 참이었다. 늦은 봄 히말라야의 눈 덮인 봉우리들이 살아 있는 거대한 산처럼 장엄하게 솟아 있었다. 그 여인의 눈 앞에는 바야흐로 봄을 맞은 룸비니 동산이 있었다. 이때 산모의 죽음과 함께 이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싯다르타’다. 그 이름은 ‘모든 일이 다 이뤄지다’는 뜻인데 그는 장차 부처님이 된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는 말을 했다. 그것은 일종의 선언이었다. 모든 아기들은 ‘응아’ 하고 소리치는데 싯다르타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것이 꾸며진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 그 말이 갖는 의미는 인간의 실존을 뜻한다.
생로병사의 윤회에서 인간은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 어떤 절대자의 힘을 얻어도 면할 수 없고 오직 내가 나의 힘으로써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실존이다. 그 선언은 오만이 아니다. 가장 참다운 각성이다. 그 각성은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의 죽음과 영원한 고아로서 살아간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길 위에서 태어나자마자 한 그 선언과 그가 길 위에서 죽어가며 한 마지막 말을 놓고 보면 아주 잘 만들어진 연극이나 영화의 첫 대사와 마지막 대사를 대하는 것 같다.
싯다르타의 길과의 인연은 그를 낳은 어머니(정반왕의 왕비인 마야)의 길 떠나기로부터 시작됐다.

 

박영수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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