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토요일 밤 11시경 서울 양천구의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물 공급이 끊겨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하저수조(3,400톤 용량)에서 급수펌프로 연결되는 배관이 파손돼 펌프실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 결정적으로 자동제어시스템도 작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재 이 시스템도 교체해야 하는 상황.
이번 사고로 출동한 소방당국은 상수도 공급배관을 차단하고 16대의 배수펌프를 동원해 약 1,000톤을 배수하는 작업을 벌였고, 급수는 25일 낮 12시경에 재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당일 소식을 듣고 급히 단지로 달려와 사고수습을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는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A씨는 사고가 발생한지 11일째 되는 날인 지난 5일에도 사고수습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직원들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지하저수조 펌프실에 내려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관리사무소장 A씨를 직원들을 수소문해 어렵게 만날 수 있었는데 펌프실에 환기설비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최우선적으로 닥트환기설비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비용문제 등을 고려해 자재 등을 구입해 직접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용승인을 받은 지 30년이 거의 다 돼가는 해당 아파트에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벌써 3번 째 발생했다고 한다. 이번 사고에 대해 관리사무소장 A씨는 “인입수도관의 용량이 200㎜인데 비해 배수펌프관의 용량이 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유입수 용량보다 유출수 용량을 더 크게 설계했어야 했는데 훨씬 작게 해놓았기 때문에 원천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설계상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 관련 법령 개정의 필요성까지 피력했다. 이는 배수펌프를 교체하지 않는 한 언제 터질지 모를 문제를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리사무소장 A씨는 현재 침수로 인해 펌프실 안이 습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환기설비 설치를 통해 펌프설비를 건조시킨 후 배수펌프 교체와 자동제어시스템 교체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하저수조 펌프실에 있는 전기설비는 침수되지 않았으며 A아파트는 화재보험 특약에 가입돼 있어 입주민들의 재산상 피해는 크게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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