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23>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100-1=0은 고객은 99번 만족하다가도 단 한 번의 잘못으로 등을 돌린다는 서비스 분야의 격언인데 아무리 큰 숫자라도 0을 곱하면 전부가 0이 된다는 곱셈의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석유파동으로 항공산업이 불황일 때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사장이 된 얀 칼슨(Jan Carlzon)은 100-1=0이라는 마음과 MOT(Moment of Truth. 진실의 순간), 즉 고객은 진실을 알게 되는 결정적인 15초에 만족도를 평가한다는 경영정신으로 SAS를 흑자로 바꿨다고 합니다.
1. 입주민은 접점에서 관리를 평가한다.
얀 칼슨은 기내식 식판이 불결하면 비행기가 불결하다고 평가한다면서 고객은 변화무쌍해 매뉴얼만으로 만족시킬 수 없으므로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접점인 훈련된 현장직원은 매뉴얼의 본질을 이해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고객만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관리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같아서 연주자들의 호흡이 좋은 연주를 만들어 냅니다. 입주민과 가장 먼저 자주 만나는 경비원은 피아니스트와 같고 단지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기둥인 미화원은 바이올리니스트 같으며 전염병을 예방하는 소독원은 울림이 큰 첼리스트, 배관의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청관제나 현악의 연주처럼 섬세한 승강기 관리, 결정적인 순간에 더 빛나는 관리의 드러머 기전직원들이 입주민들과의 만남에서 관리의 품질을 평가받게 되는 것이지요. 미리 훈련되고 준비돼 있지 않으면 입주민을 만족시키는 결정적인 15초는 오지 않습니다.
2. 절실하지 않으면 서비스는 없다.
관리업무는 머리보다 발을 많이 써야하는 직업입니다. 가장 좋은  관리는 입주민과 공감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장 직원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관리소장의 역할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매뉴얼은 준비돼 있어야 하지만 매뉴얼만을 고집스럽게 강조하면 대한항공의 1등석 땅콩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고도 입주민에게 칭찬받는 직원이 있고 매뉴얼대로 당연한 일을 하고도 지청구를 듣는 직원이 있기 마련입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은 성취와 보상과 미래가 없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해진 업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습니다. 입주민의 만족과 칭찬이 직원들의 성취감과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만족한 급여나 승진은 없지만 이 일이 내 직업이라는 절실함이 있으면 서비스는 가능합니다.
3. 도와주지 말자.
당구나 볼링을 좋아하는 사람도 직업선수가 되면 힘들어하는 것처럼 어차피 할 일이라면 스스로 좋아서 한다는 생각으로 바꾸면 달라집니다. 직원들의 말을 바꾸도록 해보면 어떨까요? 먼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를 ‘무엇을 해드릴까요’로 바꿔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입주민이 요구하는 일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하면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즉 남의 일을 도와주지 말고 당연한 나의 일로 하라는 것입니다. 또 아무리 좋은 것도 일이라면 싫어지는 것이 사람이니 지금 하는 일이 돈도 벌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도 할 수 있고 일할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또 ‘그럴 수도 있지요’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입주민의 안전과 평안을 책임지는 관리는 그럴 수도 있다는 무책임은 곤란합니다. 놀이터 그네의 연결볼트는 잘 조여 있는지 미끄럼틀에 튀어나온 부분은 없는지 변압기와 발전기의 상태는 정상인지, 우기를 앞두고 배수펌프는 잘 작동하는지, 우수관과 하수도는 막히지 않았는지 내가 점검한 것은 이상이 없어야 합니다. ‘나름대로’라는 말도 쓰지 말아야 합니다. 내 능력으로는 잘 했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선관주의는 잘 하라는 것이지 나름대로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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