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수의 에세이

 

 

까뮈는 ‘페스트’에서 말한다.
자신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이 종말의 시작이라고.
피히테는 누구도 인간의 완전함을 전제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5월은 은혜의 달이요, 감사의 달이요, 사랑의 달이다. 카네이션이 있고, 효 콘서트가 있고, 가정의 달 특집 프로그램이 있지만, 휘발성 은혜요, 사랑이 아니기를 바라본다. 터미네이터를 만들어줄 수많은 영양보조제가 5월에만 많이 팔려서야 되겠는가. 언제나 환호는 짧고, 브라보는 길지 않다고 해도.
가족이 해체되고 가정이 깨어지는 요즈음,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는 욕심 때문은 아닐까.
정호승의 ‘결핍에 대하여’다.
밤하늘은 자신의 가슴을 별들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
별들도 밤하늘에 빛난다고 해서 밤하늘을 다 빛나게 하지 않는다.
나무가 봄이 되었다고 나뭇잎을 다 피워 올리는 게 아니듯 새들도 날개를 다 펼쳐 모든 하늘을 다 날아다니는 게 아니다.
산에서 급히 내려온 계곡의 물도 계곡을 다 채우면서 강물이 되지 않고, 강물도 강을 다 채우지 않고 바다로 간다.
누가 인생의 시간을 가득 다 채우고 유유히 웃으면서 떠나갔는가.
어둠이 깊어가도 등불은 다 밝히지 않고 봄이 와도 꽃은 다 피어나지 않는다.
별이 다 빛나지 않음으로써 밤하늘이 아름답듯이 나도 내 사랑이 결핍됨으로써 아름답다.
사랑의 계절 5월,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오는지 울산 아제가 박구윤의 ‘두 바퀴’를 부른다.
바라만 봐도 좋은 당신, 그려만 봐도 좋은 당신,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어도 너무 좋은 사람 내 당신. 두 바퀴로 달려가는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으면, 당신은 앞바퀴 나는 뒷바퀴 두 바퀴로 달리는 사랑. 당신 없으면 쓰러지는 내 사랑, 우리 사랑 두 바퀴 사랑, 쓰러지지 말고 달려요. 두 바퀴로 달려요. 우리 사랑 영원히 영원히….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배호의 ‘영시의 이별’을 부르면 집으로 달려온다. 나는 아직 영시의 이별을 부르지 않았고, 종손이라고 서울 할매가 자꾸 나에게 술을 따른다.
남옥마을 큰 잔치는 쓰러지지 않고 두 바퀴로 달리는 한창 사랑이 있는 5월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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