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용역계약 도급계약? or 위임계약? 입대의에 계약해지 손해배상 청구한 경비용역업체 패소

부산고법 마근화 기자l승인2017.06.14 18:00:59l10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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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한 경비용역업체가 도급계약임을 전제로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입대의에 물었지만 법원은 도급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이며 불리한 시기에 계약이 해지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경비용역업체의 청구를 기각했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제2민사부(재판장 엄상필 부장판사)는 최근 경비용역업체 A사가 경남 김해시 소재 B아파트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계약해지무효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A사의 항소를 기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이는 A사가 상고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판결문에 의하면 B아파트 입대의는 경쟁입찰을 통해 2015년 8월경 A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저가로 입찰에 참여했던 C사가 김해시에 민원을 제기, A사를 낙찰자로 선정한 입대의에 선정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C사는 또 입대의를 상대로 낙찰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이는 2016년 6월경 확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입대의는 A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기에 이르고 A사는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약 7,600만원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경비업법은 경비업을 ‘각종 경비업무를 도급받아 행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비업을 도급으로 파악하고 있고 이 사건 계약도 경비도급계약서, 도급인, 수급인, 도급금액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계약의 법적 성질은 당사자가 붙인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 용어 등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계약내용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계약은 일부 도급계약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는 입대의가 A사에게 아파트 경비업무를 위탁하고 A사가 이를 승낙한 계약으로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이라고 판단, 도급계약임을 전제로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이 사건 계약의 목적은 A사가 ‘입대의가 위탁한 경비대상시설 및 장소에서의 도난, 화재, 기타 혼잡 등으로 인한 위해발생을 방지’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지만 A사로서는 그 목적달성 여부를 불문하고 경비업무를 수행하면 매달 일정한 보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어떠한 일의 완성’이라는 도급적 요소보다는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탁’이라는 위임적 요소가 더 강하다”고 해석했다. 또 “계약에 따르면 A사는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를 경비원으로 배치해야 하고, 경비원의 근무태만 등이 있는 경우 경비원을 교체해야 하며, 입대의는 입찰공고나 계약에서 A사가 고용해야 할 경비원의 직책 및 인원수, 근무시간까지 정하고 있다”며 “이 계약은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정한 일의 완성을 위해 어떠한 노무를 어떻게 제공하는지가 수급인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 도급계약과 달리 입대의가 A사에게 경비업무의 수행방법 등에 관해 광범위한 지도·감독을 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 당사자가 A사와 입대의라 하더라도 입찰공고 및 낙찰자 선정을 포함한 계약체결 과정에서는 아파트 관리주체였던 D사가 절차를 주도했다”며 “이 사건 계약은 실질적으로 D사가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정하는 관리주체의 업무 중 ‘공동주택 단지 안의 경비’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체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동법 제52조에서는 입대의가 선정하는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관해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위임계약의 경우 각 당사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데 이때 배상 범위는 위임이 해지됐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됐더라면 입지 않았을 손해에 한한다며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하지만 B아파트의 경우 낙찰자 지위확인소송 결과에 따라 C사와 새로 경비업무계약을 체결해야 할 사정에 처했다며 A사와의 계약해지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것으로 A사에게 불리한 시기에 행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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