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금 용도 외 사용,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된 회장
전주지법, 대법원 파기환송 후 최종심서 ‘무죄’ 확정

하자소송 변호사선임비, 구조안전진단비로 지출
법령 개정 전인데다 긴급 대응 필요했던 상황 등 고려
마근화 기자l승인2017.06.07 18:00:34l10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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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과 2007년경 장기수선충당금(당시 특별수선충당금)을 구조진단견적비와 변호사수임료로 각각 사용, 용도가 엄격히 정해진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던 입주자대표회의 전 회장이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쳐 최종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관련기사 제1017호 2017년 3월 15일자 게재>
전주지방법원 형사3부(재판장 강두례 부장판사)는 최근 전북 익산시 모 아파트 입대의 회장이었던 A씨에 대해 원심 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2000년 3월경부터 2002년 3월경까지, 2003년 10월경부터 2010년 12월경까지 아파트 입대의 회장을 맡은 바 있는 A씨는 2005년 12월경 장충금에서 1,000만원을 구조진단견적비 명목으로, 2007년 10월경 900만원을 변호사수임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용도가 엄격하게 정해진 예산을 관리규약에 위배해 임의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죄로 공소가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원심 법원은 “장충금은 공유부분에 대한 수선 등에 사용하기 위해 예치해야 하는 금원으로 사용절차와 용도를 관리규약에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면서 “입대의가 아파트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출한 구조진단견적비와 변호사수임료는 관리규약상에 규정된 용도에 따른 사용에 해당하지 않고, 그 사용이 결과적으로 소송을 통해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은 입주자들에게 도움이 된다하더라도 횡령죄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해 2월경 A씨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고 이에 따라 전주지법 재판부는 이를 다시 심리했다. 
그 결과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구 주택법 제43조의4 제2항에 ‘입대의 및 관리주체는 장충금을 이 법에 따른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2013년 6월 4일 신설, 이 규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장충금 용도 외 사용은 관리규약에 의해서만 제한받을 뿐 법률이나 시행령에 의해 금지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충금은 아파트의 노후화로 주요시설 교체 및 보수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적립한 것으로 A씨는 아파트의 심각한 하자로 인한 긴급한 법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충금을 건설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점, 구조진단견적비 및 변호사수임료가 각 지출될 당시 103가구 중 75가구의 구분소유자들 또는 82가구의 구분소유자들이 소송에 참여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춰보면 A씨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포괄적인 동의를 얻어 장충금을 취지에 부합하는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더욱이 입대의가 2003년 3월경 입주민총회를 마친 후 익산시에 장충금 사용 신고를 한 점 등을 보면 A씨로서는 장충금을 입주민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인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이로써 A씨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5년여 동안의 법정공방 끝에 무죄를 확정지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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