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연재 일과 건강 <2>

 

김 주 환 사무국장
충남근로자건강센터

 

친한 직장 동료들과 회식자리, 아직까지도 술은 빠질 수 없는 친구입니다.
술을 마시다 보면 안주로 삼겹살, 치킨 같은 고칼로리 음식들이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는데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허기를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배가 고플까요?
일반적으로 칼로리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쉽게 배가 부릅니다. 배가 부른 것 뿐만 아니라 어느덧 더 이상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집니다. 배와 뇌에서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고 하면서 식욕을 억제하게 됩니다.
고칼로리 음식을 먹을수록 포만감은 빨리 옵니다. 반대로 야채나 다이어트용 음식 같은 저칼로리 음식은 맘껏 먹어도 위는 포만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배고프다는 ‘생각’은 여전 합니다. 즉 ‘위’는 속였지만 ‘뇌’는 속이지 못한 것입니다.
술은 g당 7kcal로 높은 열량을 갖고 있습니다. 소주 3잔 정도면 밥 한공기와 같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왜 술은 마실수록 배가 고픈 것일까요?  물은 1,000cc 맥주잔으로 먹으려고 하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치킨에 맥주 3,000cc는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술이 우리 뇌를 속이기 때문입니다.
뇌에는 허기를 느끼게 하는 AGRP(Agouti-related peptide cell)라는 뉴런이 있습니다. 이 세포가 활성화되면 허기를 느껴서 먹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AGRP가 활성화돼 허기가 집니다. 고칼로리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배가 고픈 것입니다.
술은 그 자체로 칼로리가 높은 음식인데 설상가상으로 술을 마시면 뇌는 오히려 우리가 뭘 먹지 못해 허기진 것으로 오해해 더 먹게 되고, 결국 살이 찌게 됩니다.
건강을 위해서 술을 끊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술 권하는 사회에서는 거절하기가 참 힘듭니다. 직장에서는 눈치 봐 가면서 적당히 마시되 본인이 술자리를 만들지는 마세요.
어쩔 수 없는 술자리라면 도수가 낮은 술로 천천히 조금씩 나눠 마시고 빈속에 마시지 않도록 안주도 챙겨 드세요. 물도 자주 마시고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내세요. 적게 마시는 술이 건강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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