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114>

 

 

아프면 서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요즈음은 남이 아프거나 어려울 때 아무도 보호해 줄 수 없습니다. 부모가 돌아가셔도 옛날에는 3년 상을 모셨지만 지금은 3일장으로 끝냅니다. 말이 3일이지 문상도 이틀밖에 못합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9988234랍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프고 죽자는 뜻이라는데 희망사항 이지요.

1. 환자의 설움

환자에게 가장 부러운 것은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군대에 가면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모든 일과를 정해진 대로 하여야 하고 학교나 회사나 관리사무소에서도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정해져 있으며 심지어 말하는 방법도 정해진 대로 하여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합니다. 자기 의지로 선택한 일도 정해진 틀에 맞추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지요. 하물며 환자가 되어 아무것도 자기 의지로 하지 못하고 병원의 치료계획대로 따라야 한다면 더 답답하고 무력감이 생기겠지요. 그래서 병원에 입원을 해 본 사람은 다시는 병원에 오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는데 그럼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환자가 되기 전에 병원에 가는 것입니다.

2. 미리 예방하자

영국에는 한 가정을 전담하여 온 가족들의 유전이나 체질, 식생활 및 활동패턴을 파악하고 과거에 걸렸던 질병기록 등을 계속적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치료하며 필요하면 전문적인 진료를 권고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는 가정의(Family doctor. generalpractitioner) 제도가 있는데 명탐정 샬록홈즈를 도와 의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와트슨 박사가 바로 가정의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정의학과는 종합진료 제도로서 가정의학과를 주치의로 두고 필요하면 가정의학과의 처방으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한데 전문의 제도가 너무 세분되어 환자가 직접 진료의사를 지정하여야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도 치료보다는 국민의 건강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예방진료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변화한 것은 건강할 때 미리 예방하고, 아프면 그동안 파악한 건강정보를 활용하여 가장 적합한 진료를 하도록 하는 것이 비용도 저렴하고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동주택의 관리에 있어 가장 강화된 것이 감사제도입니다. 공인회계법인의 감사로도 부족하여 입주자대표회의에 2명 이상의 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특히 감사에게 의결에 대한 재심의 요구권을 준 것을 보아도 관리문제는 전체 입주민의 문제이므로 이를 미리 예방하고자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관리주치의를 두자.

관리업무는 년 평균 업무가 170여 종이 넘고 장기수선계획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경우나 예산을 편성하고 결산을 할 때는 많은 세부적인 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시설, 회계, 예산, 행정, 인사관리, 입주민 관리, 용역관리, 공사관리, 하자관리 등 지식이 필요하지만 혼자서 처리하기에는 너무 분야가 다양하고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처리하기에도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법령과 제반 규정은 관리소장에게 이 모두를 총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관리주체에게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으니 무언가 대책이 필요합니다. 내 판단으로 인하여 문제가 생기면 환자가 됩니다. 관리소장의 판단을 조언하고 잘못된 결정을 예방하는 방법은 가정의를 두고 필요하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인데 자치단체에 설치된 관리자문단이나 공동주택관리 지원기구의 지원을 받거나 주택관리업자와 의논하여야 합니다. 책임지지 않는 전문가들 때문에 혼란스러울 경우 가장 믿을 것은 역시 지도내용에 책임을 져주는 관리회사입니다. 관리회사가 바로 주치의이고 가정의입니다. 혼자 하다 아프면 나만 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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