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재도장은? <1>

 

 

김 소 중  (주)제이투이앤씨 부사장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아파트 100년 쓰기 운동 본부 상임대표
수퍼크랙실 협약 업체 간사회 회장

1. 재도장 공사의 목적

재도장 공사는 아파트의 콘크리트 탈락, 철근 부식, 외벽 균열로 인한 누수 해결은 물론 외벽 페인트의 탈색 등으로 노후된 미관을 개선시킨다. 특히 아파트의 외벽 콘크리트는 외부에 노출돼 물, 공기가 직접 접촉해 콘크리트를 부식시켜 중성화(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아파트에서 재도장은 외부의 물, 공기를 차단해 콘크리트의 중성화 즉, 노후화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아파트의 외벽 재도장은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마감재로 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을 유지시키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2. 우리나라 콘크리트 건물의 균열 발생 원인

우리나라는 겨울철 -10~-15℃에서 폭염이 있는 여름철에는 30~35℃까지 기온의 편차가 심하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은 온도 차이에 따라 수축 팽창을 하며, 단단하기만한 콘크리트는 쉽게 균열이 발생한다. 같은 위도 상에 있어도 편서풍과 멕시코 만류의 영향을 받아서 연중 기온차가 우리나라보다 적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서유럽에 비해 연교차가 큰 우리나라가 건물에서 콘크리트 균열이 더 많이 발생한다.
균열이 발생하면 균열을 통해 물과 공기가 침투해 철근을 부식시키고, 녹이 슨 철근은 부피가 팽창하게 되고 결국 콘크리트를 탈락시킨다. 균열은 곧 콘크리트 결함과 수명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3. 외벽 마감재와 외벽 콘크리트 수명

외벽 콘크리트는 물과 공기가 침투해 점점 중성화, 즉, 노후화된다. 중성화된 콘크리트는 단단하지 않고 푸석푸석해지고, 철근은 부식돼 건물 구조체의 강도가 저하된다. 외벽의 마감재는 물과 공기를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해 건물의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외벽을 대리석이나 패널 등과 같은 마감재로 외벽 콘크리트를 덮으면 물과 공기를 직접 접촉하지 않아 콘크리트의 수명은 가장 길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외벽 콘크리트에 페인트로 도장하게 된다면 페인트 도막은 0.08㎜(2회 도장 기준) 정도로 아주 얇고, 수성페인트는 물을 흡수하므로 페인트의 내구 수명의 주기에 따라 재도장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파트 외벽에 발라진 페인트는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한 마감재로 재도장 주기에 따른 장기수선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외벽 마감재에 따른 콘크리트의 수명
대리석, 패널 외장재 > 드라이비트 > 타일, 치장벽돌 > 외벽 도장 > 노출콘크리트

4. 외벽 콘크리트의 장수명을 위한 재도장 공사란?
 
쮆 균열 보수를 잘 했는가?
균열은 콘크리트 노후화의 주범인 물과 공기를 콘크리트 내부로 들어오게 하는 가장 큰 경로다.
 
쮆 우수한 페인트를 칠했는가?
외벽 수성페인트는 크게 KS1급, KS2급으로 나눠져 있으며, 근래에는 물을 밀쳐내는 기능성 방수 페인트도 있다. 외부 수성페인트는 KS1급과 KS2급만 단순하게 비교하더라도 페인트 수지 비율의 차이에 따른 내수성, 내자외선성, 내구성에 대한 수명이 크게 차이 난다.

▶외벽 페인트 종류에 따른 콘크리트의 내구성 비교
KS2급 외부수성페인트 < KS1급 수성페인트 < 순수 아크릴 페인트 < 고내후성 실리콘페인트 

쮆 충분한 도막을 만들었는가?
외벽 수성페인트는 2회 칠하면 80㎛ 0.08㎜,  1회에 40㎛ 0.04㎜씩 도장이 된다. 재도장 시 1회 은폐 도장을 하게 되면 50~60㎛ 0.05~0.06㎜ 정도가 된다. 이러한 이론적 소모량은 0.05㎜를 칠해야 하는데 0.04㎜를 칠하면 페인트 도막의 두께는 0.01㎜ 줄어들지만 실제 현장에서 페인트 량은 20%가 줄어든다. 다시 말해 0.05㎜ 페인트 도막을 위해 필요한 페인트는 250통이라면 0.04㎜로 시공을 하면 200통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 1,000가구 규모의 아파트에서는 견적업체에 따라 외벽 페인트의 견적 산출량이 100통 가까이 차이가 난다.
도장공사는 건축공학의 일부분이다. 충분한 도막을 만들어야만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외벽 마감재의 기능을 할 수 있다. 경험적, 개략적 산출 보다는 실제 필요한 페인트량을 이론적 산출해 충분한 도막을 만들기 위한 페인트 소모량의 산출이 필요하다.
 
▶페인트 도막을 얇게 칠하면 발생하는 것
- 페인트의 내구성이 짧아진다.
- 물과 공기를 막는 기능이 저하된다.
- 쉽게 탈색된다.
- 페인트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다.
- 물을 많이 타서 페인트가 줄줄 흐른 자국이 많다.

쮆 예쁘게 칠했는가?
아파트의 외벽 그래픽 디자인은 산업 디자인이다. 산업디자인이라는 것은 경제적 가치가 숨어 있다. 산업디자인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디자인 비용이 많이 들고, 그에 따라서 미적 경제적 가치도 달라진다. 외벽 디자인을 너무 화려하거나 복잡하게 하면 당연히 시공비가 많이 들고, 단순하고 심플하게 하면 시공비가 적게 된다. 어떻게 디자인을 누가 준비했냐에 따라서 아파트 외벽 디자인은 크게 달라진다. 아름답고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균열보수를 했는데 왜 재균열이 발생하는가?

현재 표준시방서에는 0.1~0.2㎜ 정도의 균열은 일반 퍼티로 시공하고 0.3㎜ 이상의 균열 또는 누수 균열은 V-컷팅한 후 탄성 퍼티로 메꾸고 일반 퍼티로 시공한 다음 재도장하는 것이다. 아파트 외벽 균열 보수 및 재도장 공사 현장에서 V-컷팅은 거의 실행되지 않는다. 실제로 아파트 재도장 공사 시에는 V-컷팅할 때 사용되는 전동 그라인더 소리 한번 들리지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 V-컷팅 시공을 안하는 이유
쪾아파트 건물은 높은 고층 건물이므로 외벽 균열 폭이 0.1㎜인지 0.2㎜인지 0.3㎜인지 검측하기 힘들고, 작업자도 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검측하거나 균열 크기에 따라 V-컷팅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쪾실제 아파트 외벽은 RC조(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근본적 구조적 결함(이어치기 조인트, 컨스트럭션 조인트, 시공 초기의 부실한 부위의 균열) 이외에는 0.3㎜ 균열은 없다.
쪾V-컷팅을 하게 되면 여러 공정이 수반돼 시공비가 증가한다. 균열 폭이 큰 균열만 구별해서 V-컷팅하더라도 많은 후속 공정이 필요하다.
    V-컷팅→시멘트 가루 소지→프라이머→탄성퍼티→페인트 퍼티→재도장
쪾V-컷팅을 하면 균열보수재로 충진하더라도 묽게 반죽된 퍼티는 건조 과정(수분이 날아가면서 부피가 줄어듬)에서 V-홈 자리를 완벽히 은폐하지 못하고 V-컷팅 자국이 생긴다.
쪾V-컷팅 자국은 충분히 두껍게 퍼티로 덮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원인 때문에 V-컷팅을 하지 않고 일반 퍼티나 탄성 퍼티로 균열을 피복시키는 공법이 대부분이다. 결국 탄성이 없는 일반 퍼티로 얇게 균열을 피복시키기 때문에 재균열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일반 퍼티는 물에 반죽해 두껍게 시공할 경우 건조하면서 부피가 줄게 돼 갈라지는 문제 때문에 0.1㎜~0.3㎜ 이하로 얇게 시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널리 사용되고 있는 탄성 퍼티나 실리콘, 우레탄 실란트 등의 탄성이 우수한 제품들을 외벽에 바르면 우수한 탄성 때문에 재균열 하자는 줄어들 수 있으나 페인트를 칠해야 하는 아파트 외벽에 사용할 경우 외관을 심각하게 오염시킨다.
탄성을 갖고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기름 성분을 가지고 있어 양생 과정에서 오일링이라는 현상이 발생해 유분 얼룩을 만들어 낸다. 즉, 탄성을 갖고 있는 제품을 외벽에 사용한 후 재도장을 할 경우, 유분 얼룩이 지지 않는 페인트와의 호환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탄성이 우수한 제품들을 재도장 시에 균열 보수재로 사용하지 못하고, 페인트 도장이 잘 되는 석고, 회반죽 제품인 일반 퍼티를 균열보수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번 재도장할 때마다 똑같은 자리에 재균열이 생긴다.
결국 재도장 시에 가장 필요한 균열 보수재는 탄성이 우수하면서 페인트를 칠하더라도 기름 성분 때문에 유분 얼룩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이어야 한다.

 6. 콘크리트 균열 보수와 재도장 공사의 개념 바꾸기

아파트가 새 건물일 때에는 콘크리트의 조직은 단단하고, 치밀하기 때문에 균열, 누수 등의 하자가 적다. 보통 10년 이내인 아파트일 경우 건설사와 하자 협의, 하자 소송 때문에 재도장 주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새 건물이니까 외벽 페인트의 색깔이 심하게 탈색됐는데도 재도장을 적정 주기에 시행하지 않으면 외벽 콘크리트는 물과 대기 중의 탄산가스에 의해 노후화(중성화)된다. 아파트 외벽 콘크리트에 칠해져 있는 페인트는 아주 얇지만 페인트 도막으로 보호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10년 안팎일 경우에는 균열보수, 페인트 자재와 공법에 별로 관심이 없고, 그냥 페인트 색깔 한번 바꾼다는 개념으로 재도장 공사를 한다. 아파트 외벽 페인트는 외벽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유일한 마감재다. 우수한 페인트 도막이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 언급하자면 도장 공사는 건축공학의 일부분이다.
10년 이상이 경과하면 점차 콘크리트는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20년이 경과되면 여기저기 콘크리트가 탈락되고, 누수가구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벌써 건물은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고, 이를 보수하는 방법도 평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평촌, 일산, 분당 신도시와 수도권 지역의 고층 아파트는 20~25년차 아파트로 벌써 상당히 콘크리트 노후화가 진행됐다. 외벽 균열과 콘크리트 탈락, 철근 부식 등의 건물 하자는 외벽 균열 보수와 외벽 페인트에 대해서 아주 기본적인 공정만 수립해 시공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새 건물이라고만 생각하고 15년차까지 거의 기본적 균열 보수, KS2급 페인트의 1회 도장만 해왔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노후화가 가속화됐다. 이제 1990년대 초반에 지은 평촌, 일산, 분당등의 고층 아파트는 20~30년 이내에는 재건축하기 어렵다. 높은 용적률 때문에 재건축에 따른 부동산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모든 고층 아파트는 장기수선에 맞춰 우수한 재도장 공사를 해야만 아파트의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는 현장 용어로 빠데 바르고 KS2급 뺑기 한번 바르면 된다는 재도장 개념을 바꿔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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