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장의 시선

 

 

김 호 열  주택관리사
인천 산곡한양7차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대한민국 국가 권력의 정점에서 한 인간이 추락하는 추한 모양새가 온통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일부 지지 세력의 적극적 응원에 힘을 얻어 본인은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라고 했지만 그 진실은 누구를 위한 진실이고 뭐가 진실이란 것인지 아리송할 뿐이다.
국가 정권을 둘러싼 국가적 내분을 보면서 관리사무소장으로서 이게 남의 일 같지 않은 이유는 작은 공화국인 아파트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조직에는 권력이 존재한다.
권력이란 용어는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만 원래 권력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권력이 활용됨에 있어서 힘없는 자들에게 악하게 작용되는 사례가 많아서 못된 존재로 느껴지는 것이다.
만약 권력이 힘없는 자들을 위해 사용된다면 권력이란 말은 한없이 고귀하게 느껴질 것이다.
국가 권력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공화국에서도 권력을 두고 싸움이 벌어진다.
이권의 규모가 클수록 권력을 놓고 벌어지는 투쟁의 강도도 세다.
권력을 잡은 자는 대부분 그 권력을 남용하려 한다. 그렇게 권력의 달콤함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권력은 된 사람에게 가야 한다. 못된 사람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 권력이 못되게 쓰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화국에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의외로 못된 사람들이 많다.
못된 사람들이 정권을 잡아 저지른 나쁜 일들은 입주민들이 금방 안다. 여기서 정권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
새로 정권을 잡은 사람은 과거 정권의 비리를 파헤쳐 단죄하려고 덤벼든다. 그러나 증거가 확실한 경우가 많지 않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정의를 앞세워 일을 벌이다가 아파트만 시끄러워지고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많다.
새로 정권을 잡은 모 입대의 회장은 아파트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동시에 구 회장의 비리를 파헤쳐 적발된 금액을 원칙대로 환수하려다가 비참하게 살해됐다.
진정한 권력의 고수는 과거 정권의 문제점을 건들지 않는다.
과거 정권과 유착관계가 있다거나 친분관계가 있어서도 아니며 그들을 좋아하거나 두려워서 그러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용서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과거 문제에 맴돌 게 아니라 현재와 앞으로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지혜임을 안다.
용서는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
죄를 저지른 자를 위해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용서는 모두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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