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10>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사람은 혼자 모든 것을 모두 가질 수 없고 또 가졌다고 해 모두 누릴 수도 없습니다. 필요한 만큼 가지고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나누며 살아가면 좋으련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데 인도에 가보니 수도인 델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차도에 차선이 지워졌는데도 다시 그리지 않고 동물과 사람, 자전거와 소형차 대형차가 한꺼번에 섞여 다니는데도 큰 사고도 비키라는 다툼도 별로 없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 참고 사는가 싶었는데 ‘길’은 누구나 사용하는 것이니 개나 소에게도 예외가 아니라며 당연히 함께 공유하며 그냥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1. 공유는 배려다.
공유(share)는 하나를 여러 사람이 개별적인 지분과 처분권을 가지고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것이고 합유(合有, Joint Ownership)는 조합의 재산처럼 공동목적을 위한 것이므로 자유로이 처분하지 못하며 총유(總有)란 다수인이 하나의 단체로서 결합돼 단체의 구성원들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각각 사용·수익의 권한만을 가지며 각 구성원은 지분(持分)을 가지지 않고 분할청구도 할 수 없습니다. 아파트의 공유부분은 전형적인 총유재산으로서 지하주차장 사용을 동별로 구분하거나 개인별로 지정할 수 없으며, 1동 앞의 나무를 제거하는 경우에도 전체 입주민의 동의가 필요하고, 다른 동의 현관을 보수해도 그 비용은 같이 부담하는 것은 총유인 때문입니다. 총유로서 공유하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사용·수익을 방해하지 않고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입니다. 총유의 기본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2. 공존은 순응하는 마음이다.
공존(共存)은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존재하기 위해 서로 도와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존하려면 순응(順應 Adaptation)이 필요합니다. 어댑터(adapter)는 서로 다른 두 개를 연결하기 위한 장치로서 어댑터가 없으면 전체가 운영되지 못하듯이 서로가 서로의 어댑터가 돼 하나로 순응해야 공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리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모두가 서로의 어댑터가 돼 각자의 업무에 순응함으로써 입주민의 평안한 주거생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생각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기능을 하는 어댑터인가? 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나? 그리하여 나는 잘 순응하고 있는지 항상 체크해야 합니다.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3. 나눔이 없으면 공존할 수 없다.
요즈음 나눔(Sharing)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차장 나눠 쓰기(Car sharing), 남는 방 같이 쓰기(Home sharing), 휴대폰 데이터 나누기,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 점포 함께 쓰기(Shop sharing) 및 무상으로 하는 재능기부가 아닌 실비를 받는 재능 나눔 등 단순히 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것을 적절하게 공유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생활 패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카스트(caste) 제도는 본래 혈통이 아니라 직무와 교육, 각자의 자질에 따라 사회를 평화로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제도였는데 인도는 브라만(Brahman 지식), 크샤트리아(Kshatriya 관리), 바이샤(Vaisya 생산), 수드라(Sudra 노동)의 네 가지로 신분제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1947년 독립 후 엄격한 신분제도를 폐지하고 각 카스트를 전문가 집단으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곡식을 생산하지 않으면 굶어야 하고 기계를 만들지 않으면 내 몸을 움직여야 하며, 지도자가 없으면 나라가 위태로우니 각자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것으로 능력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 착취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지위는 힘이지만 지식만 있고 나눔의 지혜가 없으면 같이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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