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대법사

◈사명대사가 있었던 백하암(대법사)의 내력
대법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백하암을 중건한 절로서 사명대사가 잠시 머물며 수행한 절이다.
사명대사는 1544년 10월 17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고라리에서 풍천임씨의 후예로 태어나 속명은 응규요, 자는 이환이다. 1560년 17세에 직지사의 신묵화상을 은사로 득도했으며 서산대사의 법제자로 법명은 유정이요, 법호는 송운, 종봉, 사명당이며 시호는 자통홍제존자다.
사명대사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서산대사의 천거로 선조로부터 ‘선교양종 팔도도총섭’을 제수받아 전국의 호국승병을 지휘했고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는 선조의 국서를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포로로 잡혀간 동포 3,000여 명을 데리고 왔다. 이러한 구국충정을 생각해 선조는 사명대사에게 가의대부의 벼슬을 내렸다. 사명대사는 서산대사의 유언을 받들어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이곳 영취산 백하암에서 정진하고 있을 때 선조대왕이 사명대사의 구국충정을 기리기 위해 표충사당을 하사했다.
그리고 이곳의 모과나무는 사명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두며 ‘이 나무가 살아 있으면 나의 기상이 살아 있음을 알라’고 했는데 아직도 모과나무는 잘 자라 많은 모과가 열리고 있다.
사명대사가 가야산 해인사 홍재암에서 대중을 모아 놓고 “이제 나는 돌아가려니 참된 나에게 무엇 때문에 수고로이 오가면서 허명과도 같은 몸을 괴롭힐 것이랴. 위로는 장차 돌아가 도운을 따라 열반 종묘하리”라고 열반송을 읊으시고 내 모든 유품을 백하암 표충사당에 둘 것을 유언하고 1610년 경술년 8월 26일 67세로 열반에 드셨다.
1839년 헌종 5년에 월파 스님이 이곳 백하암 절 재산을 전부 처분하고 백하암 절 안에 있던 표충사당 유품을 지금의 표충사에 옮겨가니 영취산 백하암(원 표충사당)은 완전히 폐허가 됐는데 1969년 조실이신 지혜 대종사와 주지 원공 스님이 재창건해 대법사로 부르고 있다.
꼬불꼬불 매끄럽게 잘 닦아놓은 산길을 달려 9부 능선까지 올라와서야 절집이 나타난다. 사명대사에 대한 밀양 시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귀중한 것을 보려면 발품을 팔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법. 열심히 구도하는 마음으로 선현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수돗가에는 이름 모를 비구니 한 분이 공양 준비를 하는지 맑은 향이 온 뜰에 가득하다. 이것이 도라지 향인지 더덕 향인지 내 알바 아니지만 청정한 마음의 향임에는 틀림이 없으리라.
영산정사

영산정사는 각국의 불교문화를 조명해볼 수 있는 답사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탑 형상을 한 7층 건물의 성보박물관에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100만 과의 부처님 진신 사리를 비롯한 8만대장경의 원본인 10만 패엽경과 국내는 물론 인도,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등 해외 각국에서 수집한 2,000여 점의 진귀한 불교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경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와불이 편안히 누워 있는 모습이 마치 딴 세상으로 온 것 같기도 하다. 범종각 옆에는 하얀 코끼리 두 마리가 신령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굽어보고 있는 것 같다.

◈범종
우리나라의 고대 종은 불경에서 기록하길 종소리로 지옥고를 소멸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종소리는 부처님의 법을 찬탄하는 염불소리며 천지신명을 받드는 소리다. 또한 모든 생명들의 업보를 다스리는 소리며 우주 만유의 시간세계를 알리는 소리이기도 하다. 예부터 종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것은 인도 부다가야의 종, 중국 최초 사찰인 백마사의 종, 스리랑카 옥석동 철상의 종, 미얀마 쉐다곤탑의 종과 우리나라의 오대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가야산, 속리산, 영축산 등지에 있는 각 사찰의 범종 등 세계 각국의 역사 속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종에는 애국의 종, 신년인사의 종, 조문의 종, 경고의 종, 효자의 석종 등이 있는데 다각적인 소원의 종으로서는 봉덕사의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 유명하다.
영산정사의 대범종은 성덕대왕신종에 있는 청룡, 황룡, 용두, 유두, 비천녀상, 천상무, 구름, 일월, 연화문 등의 문양을 재현했다. 이 대범종은 1960년대 초부터 무려 3년간에 거쳐 주조한 수작품으로 무게 27톤의 세계 최대의 종이자 전래 문화의 전통을 계승한 세계 평화의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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