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사명대사 유적지

밀양 출신인 사명대사(1544-1610)의 호국정신과 애민애족의 숭고한 얼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9~2006년까지 부지면적 4만9,146㎡에 사명대사 동상과 기념관, 추모공원, 기념비 등을 조성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풍수사들이 이곳을 찾아와 전하길 ‘뒷산은 천리를 달려온 목마른 말이 엎드려 물을 먹는 형상이요, 주산은 동자형이며, 그 아래 좌청룡 우백호가 감돌고, 맑은 연못이 있다. 안산은 범이 엎드려 있고, 원안은 보검인데, 외원안 다섯 봉우리가 읍을 향하고 있는 형국’이라 해 삼국의 명장이 날 명산이라 했다.

◈눈물 흘리는 사명대사 표충비
사명대사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표충비는 밀양의 4대 신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비는 국란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비석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을 일명 ‘한비’ 땀 흘리는 비라고도 하며 밀양시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있다.
비 전면에는 ‘송운대사 영당비명병서松雲大師 靈堂碑銘幷序’라 해 사명대사의 충의와 행장을 새겼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구국충혼으로 의승병을 창의하고 임진, 정유재란 기간 동안 수많은 전장에 나아가 왜적들을 물리친 사실과 전란이 끝난 후 강화와 탐적사로 일본에 건너가 탁월한 외교력을 발휘해 양국 평화를 이끌어낸 공적들을 새겼다.
영조 때 정승을 지낸 도곡 이의현이 글을 짓고 퇴어 김진상이 글씨를 썼으며 영상을 지낸 지수재 유척기가 전액을 썼다.
후면에는 ‘서산대사비명西山大師碑銘’으로 청허당 서산대사의 찬연한 공덕과 기허대사의 사적을 기린 글을 새겼다. 측면에는 ‘표충사적기表忠祠事蹟記’와 이 비를 건립한 사람들의 명단 등을 새겼다.
국가의 중대사가 있을 때를 전후해 비면에 자연적으로 땀방울이 맺혀 마치 구슬땀처럼 흐르는데 이것을 두고 사람들은 나라와 겨레를 염려하는 사명대사의 영험이라고 신성시하고 있다.

나라에 큰일이/ 일어날 때마다/ 땀만 줄줄 흘린다는// 이 성소聖所에 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입이 있어도/ 없음과 매한가지라/ 얼룩진 비석만 쓸어보네// 말씀들 스스로 피해/ 글자 사이사이로 흘러내리는/ 보국충정 만발한// 이 성소에 와서/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으랴// 깊이 고개 숙이고/ 죄인인양 주춤 주춤/ 발길 돌릴 수밖에                 -박영수 ‘사명대사 표충비’ 전문
◈무안리 향나무
이 향나무는 송운대사영당비, 일명 표충비가 서 있는 밀양시 무안면 무안리 903번지 표충비각 경내에 있다.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수인데 수관으로의 모양은 녹색의 큰 나무 양산을 펼쳐 세워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원래 향나무는 곧게 자라는 성질의 나무인데 원줄기를 자르고 옆가지를 팔방으로 뻗게 해 지금과 같은 나무 모양으로 다듬고 가꾼 것이다.
이와 같은 모양의 향나무는 전국에서 이곳 밖에 없는데 이 나무는 1738년 사명대사의 5대 법손인 태허당 남붕선사께서 표충비를 이곳에 세우고 기념으로 식수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명당 중 명당 터, 사명대사 생가 터
생가지의 뒷산은 천리마가 엎드려 물을 먹는 형상이며 안산은 범이 엎드려 생가지를 수호하고 있는 형국이다. 사명대사의 어머니 달성서씨가 어느 날 흰 구름을 타고 누런 두건을 쓴 금인이 만 길이나 되는 높은 대에 올라가 신선을 만나 예를 올리는 모습을 꿈에 본 후 대사를 잉태했으며 1544년(중종 39) 갑진년 10월 17일에 부친 임수성 공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 조부 밑에서 공부를 하고 13세 때 황여헌에게 맹자를 배우다가 황악산 직지사의 신묵을 찾아 승려가 됐다. 금강산 등 명산을 찾아다니며 도를 닦다가 상동암에서 소나기를 맞고 떨어지는 낙화를 보고는 무상함을 느껴 문도들을 해산하고 홀로 참선에 들어갈 때까지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성지다.
대사는 조선 중기 불교계의 좌장이었던 서산대사의 수제자로서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왜적을 섬멸한 당대 최고의 고승이자 무장이며 유학자였다. 무안면 고라니는 승장으로서 국난 극복에 큰 공훈을 세운 사명대사의 생가지가 있는 곳이다. 전국의 풍수지리학자들은 이곳을 남한 최고의 명당 중 한 곳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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