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03>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삼인성호라는 말은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겠지만 세 사람이 말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것으로 중국 전국시대에 위나라 대신 방총이 조나라에 인질로 가는 태자를 수행하면서 위나라 혜왕에게 제가 없을 때 저를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 헤아려 달라고 했지만 여러 사람의 헐뜯는 소리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1. 가장 효과 좋은 흑색선전은 반복이다
우리는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가끔 보도를 보면 북녘 주민들 대부분은 북한당국의 선전을 사실로 믿고 장군님의 은혜에 감동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보면 저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어떻게 사실로 믿고 있는지 의아심이 들지만 영국의 조지 오웰의 1984라는 소설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빅 브라더는 모든 사람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예속이다. 무지는 힘이다’라고 하면서 평화는 전쟁 속에 있고 예속 당해야 자유가 있으며 무지해야 힘이 생긴다는 반어적 표현을 쓰고, 빅 브라더는 전능해야하기 때문에 지나간 언론보도를 현재에 맞게 바꾸는 역사왜곡도 합니다. 이 역사왜곡을 하는 진실성(眞實省)에 근무하는 윈스턴 스미스라는 주인공이 줄리아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돼 가장 금기시하는 빅 브라더 이외의 것에 대해 사랑이라는 개인감정을 가졌다는 이유로 애정성(愛情省)이라는 감옥에 갇혀 빅 브라더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신개조의 결과 죽음의 문턱에서 진실로 빅 브라더를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죽어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24시간 꿈속에서조차 듣고 보고 말하며 반복하다 보면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는 것이지요.


2. 사람의 귀는 2개이다.
사람의 귀는 양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분석해 위치를 확인하고 소리의 정체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쪽 귀가 막힌 사람들이 의외로 많음을 보게 됩니다. 그 사람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다면 참 위험합니다. 그리고 그 무지가 힘으로 나타나면 더 위험하지요. 요즘은 정보의 홍수시대라고 합니다. 언론이 만들어진 이유도 정보의 유통이 자유롭지 못한 때에 기록과 전달의 힘으로 알리고 공감하기 위한 장치였는데 전파와 인터넷으로 전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는 사실만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교묘하게 섞은 찌라시(광고지. 리플릿 leaflet. 삐라 bill)가 유통되고 있어 사실(Fact)을 가려내어 듣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내 귀가 나쁘면 남이 하자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3. 관리의 삼인성호는 위험하다.
관리업무는 모든 입주민이 모여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에 일정한 권한을 부여해 결정을 하도록 하는데 의결은 ‘의사의 합성’이라는 방법으로 이뤄집니다. 뭐 쉽게 말해서 뜻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이지요. 하나의 안건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면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작성하며, 토론, 성안, 표결, 결정의 선포 절차를 거치는데 회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대안의 작성, 성안, 결정의 선포입니다. 즉 의결에는 세 사람의 입이 필요합니다. 거짓말도 세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사실로 믿게 되는데 사실을 이야기하는 세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 원활하게 회의가 진행되고 좋은 결론이 나겠지만 어떤 의도를 가진 세 사람이 뭉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소를 유인해 찔러 죽이는 투우사를 뜻하는 스페인어 메타도르(matador)에서 유래한 흑색선전(Matador)을 가끔은 관리사무소에 대해 하는 사람도 있으니 귀를 열고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삼인성호는 잘 못하면 생사람을 잡게 됩니다. 설 연휴 동안 어떤 이야기들을 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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