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01>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2017년 정유년은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난지 420년이 되는 해입니다. 1592년 임진년에 쳐들어 온 왜군은 패색이 짙어지자 화의교섭을 하던 중 화의가 결렬되자 1597년 200여 척의 함선에 15만명의 병력으로 재침했는데 이에 맞서 이순신 장군이 명량(鳴梁 울돌목)해전에서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물리치고 결정적 승리를 한 해입니다.


1. 위기의 리더십 절박함(切迫)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수탈로 민생은 어려워지고 화의가 진행되자 이제 전쟁은 끝났다며 관리들은 화의파와 전쟁파로 갈려 다투고 배도 없는 수군은 없애고 육군으로 합치자는 상태에서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바다에는 전함이 없고 땅에서는 군사가 없으니 다시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것이지요. 이때 그 유명한 이순신 장군의 말이 등장합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며 조정에 올린 장계와 두려움으로 전투의지를 상실한 군사들에게 사즉필생이 아닌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라고 독려하면서 전쟁에서는 백의종군한 대장선이 가장 앞장서고 군사가 아닌 백성들도 힘을 합쳐 싸운 결과 승리할 수 있었음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2017년을 전망하면서 ‘불확실하다는 것만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불확실은 두려움입니다. 세계적 불확실성, 남북관계의 불확실성,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직장의 불확실성이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지만 이길 수 있는 길은 죽을 수 있다는 절박함인 듯합니다. 절박함으로 힘을 합치고 두려움을 이겨 12척의 배로 133척을 이기듯이 말입니다.


2. 혼돈의 리더십 인재양성(人才養成)
조선이 건국한 이후 태종은 고려의 잔당과 개국공신임을 주장하는 인물들을 피의 숙청을 통해 인적쇄신의 기틀을 마련하고 생전에 세종대왕에게 양위했는데 군사권은 아버지 세조가 행사하는 등 당장 쓸 만한 인재가 부족했고 백성들은 아직 조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시기에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세종은 백성들의 살림(농업)을 세우기 위한 기상관측과 전답의 세제를 개혁하고 성균관을 설치했습니다. 성균관은 당장은 국가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고 기존의 선비나 관료들에게 위협이 됨에도 세종은 묵묵히 인재를 키워 결국 훈민정음 창제라는 위대한 일을 했습니다. 개국 초기의 혼란과 국내 정파의 반대를 이겨낸 리더십은 백년대계를 위한 인재양성을 통한 국가발전 전략이었고 그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 세종은 지금의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대왕’이 된 것이지요.
 

3. 2017년 관리업무의 위기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쉽게 빠지는 유혹이 관리서비스를 포기하더라도 인력을 감축하며, 장기목표를 향한 충당금 적립을 뒤로 미루는 일 등입니다. 당장 어려운 경제사정만 생각해 관리를 소홀하게 하면 시설물은 어느 날 한꺼번에 그 데미지가 나타나게 됩니다. 입주민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 챙겨보는 사람이 많아지게 됩니다. 직원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하고 응대하는 말 한마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특히 최근 대기업, 은행 등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기업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관리를 경제논리로만 인식해 관리비절감만을 강조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관리비를 내기 어려운 입주민의 절박함을 공감하고 복사지 한 장도 재삼 확인한 후 출력해 이면지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장기수선계획의 철저한 이행으로 공사가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과정은 입주민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이해와 동의를 구해 업무를 추진해야 합니다. 어려울수록 입주민들과 함께 해야 하며 위기이고 절박할수록 쓸 만한 인재를 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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