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땅에 스며든 신선한 기운

김초록l승인2016.12.28 18:00:57l수정2017.01.02 13:08l10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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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초 록  여행객원기자

 

묵은해와 새해의 의미가 새록새록 살아나는 연말연시. 이번에 찾아가는 충남 청양땅은 깊어가는 겨울을 만끽하기 좋은 고장이다. 청양하면 칠갑산(七甲山. 해발 561m)이 먼저 떠오른다. 겨울 칠갑산은 한 폭의 풍경화로 다가온다. 굽이굽이 이어진 아흔 아홉 골짜기와 그윽한 호수, 그리고 그 품에 깃든 갖가지 유물과 생명들은 ‘충남의 알프스’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답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등산로

콩밭 매던 아낙네가 홀어머니를 그리며 바라보던 칠갑산은 지금 눈이 내려쌓여 새하얗게 채색돼 있다. ‘칠갑산 솔레길’로 불리는 널찍하게 뚫린 등산로는 초보자라도 마음만 먹으면 별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높이에 비해 산세가 수려하고 숲이 울창해 철마다 색다른 정취를 풍긴다. 
등산로도 다양하다. 한티고개-정상-장곡사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한티재에서 칠갑정을 지나 432봉을 거쳐 정상까지 오르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 이 길은 폭이 넓고 완만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노약자도 산책 삼아 오를 수 있다. 이 밖에도 장곡사, 대치터널, 천장호, 도림사터, 까치내 유원지, 칠갑산자연휴양림 등을 기점으로 오를 수 있는데 대체로 평탄한 편이다. 어느 길로 가도 정상까지는 2~3시간 남짓 걸린다. 정상을 중심으로 뻗은 여러 개의 능선은 여느 큰산이 부럽지 않을 만큼 오밀조밀하고 복잡하다. 소나무 숲 사이로 불어오는 훈훈한 솔바람, 그리고 코끝을 간질이는 솔향이 그윽하다. 정상에는 헬기장이 닦여 있고 대리석으로 제단을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 서면 360도 탁 트인 시야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저 멀리 서해가 보이고 작은 봉우리들이 꽈배기처럼 꼬여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선득선득 다가온다.
한편 칠갑산 중턱(한티재에서 100m)에는 국내 최대의 굴절망원경(304㎜)과 반사망원경을 비롯해 천체의 움직임과 우주여행의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감나게 볼 수 있는 칠갑산천문대(041-940-2790)가 있다. 다양한 천체망원경이 설치된 보조관측실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천체 사진을 촬영하고 즉석 인화할 수 있으며 별과 우주를 주제로 한 특강과 입체영화상영, 태양(주간) 및 별자리(야간) 관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천문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star.cheongyang.go.kr) 참조.

 

칠갑산이 만든 옛길과 호수

한티재에서 지그재그로 이어진 옛길을 따라 내려간다. 20여 년 전 대치터널이 뚫리면서 옛길은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렸지만 오히려 반기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부터인지 드라이브를 겸해 트래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이 길을 많이 찾고 있다. 차창으로 밀려오는 맑은 공기와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 향기를 맡으며 옛길을 따라 가노라면 상쾌함이 온몸을 감싼다. 자동차 두 대가 간신히 비켜갈 정도로 비좁은 길 양쪽으론 소나무, 벚나무, 참나무, 신갈나무 등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기분 좋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칠갑산 동쪽 산기슭에는 냉천골의 맑고 깨끗한 계곡수가 담긴 천장호수가 있다. 농업용수로 쓰이는 저수지에는 토종붕어를 비롯해 잉어와 산천어 등이 서식하고 있다. 호수 주변을 공원(주차장, 매점, 전망대 등)으로 꾸며놓아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호수 이쪽과 저쪽을 잇는 출렁다리도 볼만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이 출렁다리는 칠갑산 등산로와 연결된다. 

천장호는 금강 지류인 지천구곡(之川九曲, 대치면 구치리)으로 흘러간다. 곡선으로 흐르는 지천(총 길이 18.8km)은 온직리, 구치리, 개곡리, 장곡리, 작천리, 지천리 등 협곡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화를 만들어내니 지천구곡은 여기서 비롯된 지명이다.

칠갑산 중턱에는 천년고찰 장곡사(長谷寺)가 자리하고 있다. 이름이 말해주듯 긴 계곡을 낀 절집이다. 마곡사, 안곡사, 운곡사와 함께 ‘사곡사(四谷寺)’의 하나로 불린다. 호젓한 산길을 따라 경내에 들어서면 마음이 그지없이 편안하다. 통일신라 문성왕 12년(850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 규모는 작지만 많은 국보 보물급 유물이 전한다. 이 절은 특이하게도 대웅전이 두 개다. 그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상대웅전에 너무 많은 불자들이 몰려 하대웅전을 추가로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보물로 지정된 두 대웅전은 맞배지붕에 쇠붙이 하나 쓰지 않은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천년 숨결이 그대로 느껴진다.


최익현 선생의 자취가 서린 곳

시간 여유가 있다면 조선 후기 애국지사인 면암 최익현 선생(1833~1906)의 위패를 모신 모덕사(041-942-9222)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선생이 살았던 고택(중화당)과 장서를 보존하고 있는 춘추각, 영정을 모신 영당(성충사), 유품 120여 점을 전시해놓은 대의관이 있다. 현판의 글자는 고종황제가 내린 글 가운데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艱虞孔棘慕卿宿德)’라는 구절에서 ‘모(慕)’자와 ‘덕(德)’자를 취한 것이다. 최익현 선생은 이항노의 제자로 문학과 도학에 조예가 깊었던 분으로 철종 6년(1855)에 문과에 급제하고 벼슬이 현감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며 대원군의 정책을 비판하는 상소문을 여러 차례 올렸다는 이유로 흑산도에 유배되기도 했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국도 29번(청양)-국도 36번(공주)-칠갑산, 경부고속도로 천안분기점-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 나들목-국도 23번(공주)-국도 36번(청양)-칠갑산.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국도 32번(공주)-국도 36번(청양)-칠갑산. 서해안고속도로 광천 나들목-614번 지방도(청양 방면)-29번국도-청양-36번 칠갑산 방향 국도-장곡사, 천안-공주-36번 국도(청양 방면)-칠갑산 마치고개-장곡사.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청양행 버스 하루 17회 운행. 3시간 소요. 청양읍내에서 지천행(장곡사행) 시내버스 하루 8회 운행. 20분 소요.
▲숙박=칠갑산 옛길 한티마을 숲 속에 있는 샬레호텔(041-942-2000)이 좋다. 41개의 객실에 스위트룸·양실·한실 등을 갖추고 있다. 칠갑산 자락에 칠갑산자연휴양림(041-940-2428), 천장호펜션(041-942-0066), 까치계곡펜션(010-6772-3693) 등이 있다.
▲맛집=장곡사 입구에 있는 칠갑산맛집(041-943-5912)은 청국장, 두부 전문점으로 푸짐한 반찬이 따라나온다. 청양읍내에서 홍성 가는 국도변에 있는 별장가든(청양읍 학당리, 041-942-3312)은 구기자 요리 전문점으로 전골냄비에 구기자 열매와 10여 가지의 재료를 넣고 끓여낸 구기자 갈비전골은 부드러운 갈비살점에 구기자에서 우러난 달콤한 육수가 일품이다.

 

모덕사
칠갑산
장곡사
지천구곡
면암 최익현 동상
천장호 출렁다리

김초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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