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98>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세상의 모든 생물은 종족 간에 의사를 표현하고 소통합니다. 초식동물이나 약한 동물들은 강한 동물의 공격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고 식물도 향기나 독성으로 다른 식물과 경쟁하며 꽃은 수정을 위해 벌을 불러 모읍니다.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를 알리고 동의를 구하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이러한 말이 사람의 품격을 지키지 못할 때입니다.


1. 먼저 생각하고 나중에 말하자.
세상에 가장 많은 격언이나 경구는 ‘말’과 관련한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 느낌, 감정은 모두 말을 통하해 표현되고 전달되며 상대방의 말을 통해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하게 되니 결국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통하게 하는 가장 큰 수단이 말인 것이지요. 그러나 말은 수정이 불가능한 소통수단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리 생각하지 않고 한 말은 문제가 되며 그 말이 결정권을 갖거나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효과를 내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관리업무를 하는 사람이 입주민과 하는 말은 모두 공식적인 것입니다. 관리사무소의 말을 입주민이 납득하지 못하면 ‘그런 법이 어디 있어?’라며 항의합니다.
 

2. 말하는 방법을 연습하자.
학교에서는 글쓰기와 문법은 가르치지만 말하는 법은 깊게 교육하지 않습니다. 글을 음성으로 표현하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요? 글은 글쓴이와의 직접적인 교감이 없어 스스로 문맥을 봐 해석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분석을 해 봐야 하지만 말은 표정, 악센트, 억양(Intonation), 말을 하는 순서, 어투, 사용하는 단어, 듣는 장소와 분위기 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전달되는 정도와 의미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1시간 동안 말을 할 때는 평소대로 하면 되지만 3분 동안 말을 하려면 3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입주민의 민원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경우나 입주자대표회의에 보고할 때도 5W1H(六河) 원칙에 따라 먼저 생각한 후 조리 있고 간결하게 말하는 방법을 연습해 둬야 합니다. 공부가 아니라 연습이라고 하는 이유는 고칠 수 없기 때문이며 한번 한 말은 사라지지 않고 나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말은 반드시 특정 상대방이 있으므로 상대방의 수준에 맞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해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이미 말이 아닙니다. 벽창호는 살아가기 힘듭니다.
 

3. 말의 목적은 소통, 품격 있게 말하자
말하기의 도구 중에 유머가 있습니다. 유머(Humor)의 기본원칙은 품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무시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경박한 유머는 오히려 말하는 사람의 품격을 떨어뜨립니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젊은 상대방 후보가 레이건의 나이가 너무 많지 않느냐고 공격하자 “나는 상대의 젊음과 경험부족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되받았다는 일화나 링컨이 상원의원 합동토론회에서 링컨후보는 금주법이 시행되는 시기에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면서 술을 팔았다고 공격하자 링컨은 불법적인 술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 대신 “그 말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글라스 씨가 우리가게에 술을 가장 많이 사러 온 것도 사실입니다”라고 응수해 박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유머비서관을 별도로 두고 있는 이유도 말을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은 거칠고 독한 말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가슴에 녹아드는 표현이 필요하다는 반증입니다.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맹자의 말을 잘 음미해야 합니다. 품격 있는 말은 어렵습니다. 유머담당을 따로 둘 형편이 아니라면 말하기 연습을 해야 합니다. 2016년을 보내면서 내가 한 말들을 돌이켜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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