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아파트 만들기가 성공하려면

수요광장 오민석l승인2016.12.21 18:00:23l10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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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민 석 변호사
법무법인 산하

올 3월 시장·군수·구청장이 입주자 등 과반수의 동의가 있을 경우 공동주택의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및 지하주차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됐고 9월 3일부터 시행 중에 있다. 개정 법령에 따라 12월 8일 현재 전국 12개 아파트에서 금역구역 지정을 신청했고, 그 중 10개 아파트의 금연구역 지정이 완료됐다고 한다. 입주자 등 과반수의 동의는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및 지하주차장 각각마다 있어야 하는데 네 곳 모두를 금연구역으로 신청한 아파트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복도와 계단 또는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만을 금연구역으로 신청한 경우도 있고, 복도나 지하주차장의 일정 구역만을 금연구역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고 한다.
금연구역 지정 신청이 있더라도 가구주 동의의 진위 확인과 신청서류의 검토 등으로 금연구역 지정에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후에도 통상 몇 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단속에 들어가므로 아직은 공동주택 금연구역 지정 및 단속에 따른 민원이나 마찰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종전 국민건강증진법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흡연으로 인한 피해 방지와 주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조례로 금연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경기 군포시, 인천 부평구 등 일부 기초 지자체와 경기도 등 일부 광역 지자체에서는 공동주택 공용공간의 흡연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한 적이 있다.
서울시의 금연아파트 인증사업과 대전시의 간접흡연 없는 아파트 만들기 프로젝트 등은 법적 강제성 보다는 자율적인 금연 아파트 조성사업에 방점을 뒀고, 금연구역 지정 및 흡연시의 제재조치를 담은 금연 관리규약으로의 개정 운동 등도 꽤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국민건강증진법의 개정은 이와 같은 지속적인 금연아파트 만들기 운동의 연장선인 만큼, 그동안의 성과와 한계를 냉정히 평가하고 그 토대 위에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개정 법규는 그동안의 금연아파트 운영방식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아쉽다.
우선 금연아파트의 단속과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연구역에서 흡연이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려야 하는데, 이를 회피하려는 흡연자의 비협조 속에서 흡연사진을 채증하고 신원을 파악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단속에 나서야 하는 구청 등 공무원의 인력도 태부족이다. 조례로 금연아파트를 다뤘던 경기도는 과태료를 물린 사례가 단 한건도 없었다고 한다. 입주자 등의 금연 캠페인 진행, 담배꽁초 수거 등 청결운동, 자율적 단속을 위한 봉사단 운영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것도 문제다.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동주택 간접흡연 신고 유형을 보면 1,539건 가운데 808건(55,2%)이 발코니, 화장실 등 집안에서 발생한 반면, 공용구역과 관련된 신고는 그 절반 정도인 447건(30.5%)에 그쳤다. 현재의 금연구역 지정이 공용구역에 한정돼 그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국민권익위와 함께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 실내흡연을 규제하는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하나, 내밀한 사적공간에서의 흡연을 구청 등에서 단속할 방법도 마땅치 않고, 공용부분 관리권한만을 가진 입대의나 관리주체가 나서기도 어렵다.
흡연자의 흡연권보다 비흡연자의 건강권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렇더라도 감시와 단속, 처벌의 방법만으로는 금연아파트 만들기는 실패하기 쉽다. 나의 소유라 할지라도  공동주택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고, 주변을 배려하는 성숙한 공동체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계도하고 홍보해야 한다. 그래야 불편을 겪는 흡연자들이 반발하지 않고 동참할 수 있다. 금연아파트에 관한 정책이 단속과 처벌 위주로 흐르고 있는 공동주택 관련 정책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오민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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