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건물과 건물사이
잦아드는 저녁노을이 어스름
속눈썹을 떤다
낡아버린 하루가 쿨럭이며 흐르고

주춤주춤 일터의 빗장을 닫고
주머니에 손을 감추고 걷는 걸음에
땅바닥은 바자작 소리를 내며
눈과 얼음사이의 존재를 알린다

무엇에 꿰여서 가고 있는 걸까
저녁풍경은 수묵화로 번지는데
저무는 시간 속
섣달 중간쯤의 퇴근길
버석한 빈속이 울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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