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송연  배귀선

 

또다닥
또다닥
일정한 간격의 박자를 탄다
빨랫줄에 널린 물기 빠진 이불호청
다 마르기 전 풀물로 비벼대고
햇살 좋은 오후
꾸덕꾸덕 마르면 천으로 감싸
한참을 밟아준다
큰언니는 보이지 않고 어린 내게 밟으란다
돌 위에 올라선 작은 발이 거역도 못하고 지루하다
가지런히 놓인 반드르한 방망이 두 개
밟기가 끝난 이불호청은 능숙한 어머니의 방망이질로
호청에 풀이 배도록 두드리고 또 두드리며
새벽달을 맞는다
마름 다듬이질 끝날 때까지 간간이 들리던 어머니의 한숨   
기억 저편
세월 담아내던 다듬이소리
까슬까슬한 이불호청은 어머니의 거친 손바닥
또다닥 또다닥
또다닥 또다닥
먼 날의 소리 들려온다
젊은 날 어머니가 앉아계신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