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김  정  서

 

노염이 짙어
쿨럭 뱉어내는 숨길이 척척 늘어지는데
들렁들렁한 마음 바퀴 달고
산허리 돌아 홍조 띠는 감나무 손길 주며
들어서는 앞마당 맨드라미 붉어라

그리움의 원천으로 달려와
유년의 흔적 속을 배회해보지만
대개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
몸도 곱등이가 된다

발을 포개고 자던 때는
흐드러진 웃음이 방이며 마당에
멍석으로 깔렸었는데
저절로 들리는 귀엣말들이
심난하다

개발된 땅도 고층아파트도 없던
가난했던 그 시절이 그리운지
해일처럼 밀려오는 황금빛을 안으며
울밑에 과꽃만 붉어 붉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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