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주택관리사의 결기가 표출된 역사적 사건

1인 시위가 남긴 의미와 과제 한국아파트신문사 취재부l승인2016.08.31 18:00:45l9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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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놈’막말뉴스가 보도된 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최창식 회장이 관리사무소를 찾아 지원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 6월 1일부터 대주관 서울시회 황장전 회장(왼쪽)을 필두로 시작된 1인 시위는 한 달 보름 동안이나 이어졌다.

지난 5월 26일 SBS 8시 뉴스의 특집코너인 ‘생생리포트’에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3,410가구 대규모 아파트, 입주 8년차 일명 강남 부자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관리사무소장에게 ‘종놈’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는 내용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시 활자화할 필요도 느끼지 못할 만큼 저급한 표현들이었다.
주민대표와 관리책임자 간의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었다. 입대의 회장은 터무니없이 불투명한 공사를 강행하려 했고, 관리사무소장은 정당하게 이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회장의 막말이 터져 나온 것.

▲ 일찌감치 도착한 1인 시위 참가자들은 지하철 역사에서 대기하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구청의 시정명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만에 하나 소장이 회장의 강행의지대로 따르며 순응했다면 두 사람 모두 처벌을 면치 못했을 터였다. 뿐만 아니라 억지공사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전체 입주민에게 돌아가게 됐을 것이다.
뉴스가 나온 다음날부터 관리현장이 들끓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종놈이라니”라며 분개하는 목소리가 대다수였지만 “그런 소리 한두 번 듣나…그래도 맞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네”라는 체념과 자조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회장 최창식)는 5월 30일 해당 단지를 방문해 관리사무소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선 막말 파문뿐만 아니라 ‘급여 미지급, 수당 없는 야근 강요, 술 접대 요구, 규정 무시 공사계약 강행’ 등 더욱 심각한 문제점들이 대거 드러났다. 사안의 위중함을 파악한 대주관은 최창식 회장이 직접 2차 방문에 나서 관리사무소장의 법적 대응을 신속하게 지원해 나갔다.


일반 관리현장에선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는 참담함 속에 분위기가 격앙돼 갔다. 특히 막말 파문의 진앙 서울지역 관리사무소장들의 분노가 비등했다.
이에 따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회장 황장전) 역시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뉴스보도 다음날 “부당 요구와 압력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서울시회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6월 1일부터 본격적인 1인 시위에 나섰다.
평회원들이 직접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건 대주관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었다. 현장의 분노를 몸으로 전달하는 소리 없는 웅변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과연 몇 명이나 참여하겠느냐’는 현실론과 ‘흐지부지 끝날 거라면 안 하느니 만도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황장전 서울시회장이 첫 주자로 나서 테이프를 끊자 참여자의 발길이 쇄도했다. 직접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의 성금도 속속 답지했다. 참가 연인원 450여 명, 모금액 1,769만5,000원. 6월 1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다음달 15일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다.
처음엔 냉담했던 언론들도 차츰 관심을 보이더니 중앙일보를 필두로 7월 들어 8개 신문과 방송에서 ‘관리사무소장들의 1인 시위’를 보도했다. 특히 뉴스전문 방송과 종편 등에선 패널들이 장시간 동안 ‘아파트의 잘못된 갑질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며칠이나 갈 수 있을까’를 염려했던 것에 비하면 ‘대박’이었다.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막말 당사자가 주민투표로 회장에서 해임됐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입주민들이 시위자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앞서 6월 17일엔 대주관 대구시회의 협조 속에 대구MBC가 자체적으로 취재한 ‘끊이지 않는 아파트 내 갑질 논란’ 뉴스가 방영되기도 했다.
7월 20일, 대주관 서울시회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천명하며 1인 시위 종료를 선언했다.
대주관의 법률 지원에 의해 입대의 회장이 제기한 ‘관리사무소장 등의 접근금지 가처분 소송’도 기각됐다. 대주관은 모욕 및 명예훼손 관련 소송절차도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대주관 본회는 ‘법률지원’을, 서울시회는 ‘행동돌입’을 전개함으로써 ‘투트랙’ 전술을 구사한 모양새가 됐다.

▲ ‘새로운 시작’ 일각의 우려를 딛고 시작된 1인 시위는 장장 45일 동안 이어지며 ‘침묵의 함성’으로 전국에 메아리를 울렸다.

대주관 본회는 전국에서 3만여 명이 서명한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 확립 및 공동체 생활문화 정립을 위한 청원 서명서’를 들고 국토교통부와 국회를 찾았고, 서울시회는 서울시청과 서초구청,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관리현장의 실상을 알렸다. 의도한 바는 아닐지라도 명쾌한 역할 분담이 이뤄진 셈이다.
이제 ‘장기간 대규모 1인 시위’라는 ‘역사적 사건’은 막을 내렸다. 관리현장의 어려움을 많은 국민이 알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 모래알 같았던 현장 근무자들의 구심력도 일정부분 강화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과제도 떠안았다.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는 건 그만큼 더 몸가짐에 신경써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이 일이 단체 간의 다툼이나 진영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한 관리사무소장은 “이번 일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한 과정에서 벌어진 것일 뿐 누가 이기고 누가 진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한 소장은 “내 안에 숨어 있을지도 모를 악마를 더욱 경계해야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주관의 존재 의미와 현장을 지키는 관리사무소장의 역할이 크게 부각됐다. 그 중 가장 큰 기폭제가 된 건 해당 단지의 관리사무소장이었다. 그의 소신 있는 능동대처가 없었더라면 이번 사건은 또 하나의 ‘개인적 아픔’으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2016년 6~7월의 1인 시위는 주택관리사들의 결기가 직접적인 형태로 표출된 최초의 ‘역사적 사건’으로 남게 됐다.
【이경석 편집국장】

 

 

1인 시위에 나서며

안상미 주택관리사

목요일 저녁.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쳤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녁시간은 늘 즐겁고 편안하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 목요일 저녁은 조금 더 안락한 휴식을 준다. 내일 하루만 더 잘 마무리하면 꿀보다 백만 배는 더 달콤한 휴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러나 5월 26일 목요일 저녁은 전혀 달달하지 않았다. 주말을 기다리는 행복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저녁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날벼락을 맞았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
SBS에서 보도된 종놈 발언을 듣고 ‘하다하다 이제는 이런 막말까지 듣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자괴감이 들며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를 심정이 됐다.
뉴스를 보는 내내 떨려오던 가슴이 뉴스가 끝나도록 진정되지 않았다. 나의 가족들, 친구들, 이웃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불쌍하다고 생각할까, 한심하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함께 분노하며 아파해 줄까….
온갖 잡념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통에 저녁시간을 모조리 망쳐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출근해보니 역시나 협회 게시판이 온통 분노와 비애의 글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현장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에서 발 빠르게 성명서를 발표하며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연이은 긴급회의를 거쳐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인 시위에 참여하기 전날 또 밤새 잠을 설쳤다. 인격모독에 대한 분함과 ‘전문직 주택관리사의 주소가 이건가?’라는 서러움이 교차하며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거리다 하얗게 지새웠다.
주변에 대한 편치 않은 의식과 여자로서 처음 겪어보는 시위 현장에 대한 두려움 등등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지만 나의 작은 몸부림으로 ‘갑질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새벽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웠다. 6월 2일 아침. 드디어 거사일(?)의 붉은 태양이 떠올랐다.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 화장하는 손이 떨려왔다. 체할 것 같아 밥은 굶기로 했다.
아침 공기를 가르며 반포로 달려갔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시위 현장에 몸을 맡겼다. 피켓을 들고 똑바로 서자, 쿵쾅거리던 심장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떨었는지 조차 잊을 만큼 담담한 마음이 들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심경의 변화였다.
40분간 시위를 하면서 많은 상념이 교차해 지나갔다.
지난 10년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과 성을 다해 입주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관리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텼는데, “난 결국 종놈에 불과했었나”라는 슬픔과 서러움, 한편으로 나 또한 직원과 용역업체 등에 무례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1인 시위의 작은 외침이 메아리가 돼 이곳저곳의 동료들이 성원을 보내오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 하나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보람되고 큰 성과를 얻은 시위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조금 생긴 자신감으로 관리현장을 바로잡고 입주민을 보호하는데 뒤에 숨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공동주택 관리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당당하게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그날은 바로 우리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굳게 믿기에.

 

김국진 소장의 편지

저는 최근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종놈’ 갑질의 피해자인 관리사무소장입니다.
차마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수모와 고통 속에서 많은 후회를 했습니다.
‘내가 왜 진실을 고발했는지, 내가 원한 것은 무엇이었나…’
사건은 회사로부터 반포자이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임명된 직후에 시작됐습니다. 관리사무소장 20년만에 최고의 아파트 소장으로 간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출근하자마자 당시 회장이 제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저는 평생 그렇게 ‘거래’를 하며 살진 않았기에 곧바로 거절했고 그때부터 저의 고단함이 시작됐습니다. 부당거래 압력, 깜깜이 공사 계약의 피해는 제가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입주민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직원들에 대한 인간 이하의 행동과 갑질은 관리 책임자로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양심선언을 했고 몇 개월이 지난 후 제게 돌아온 것은 정신과 치료와 무직 상태, 그리고 저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회사에 끼친 막대한 손해뿐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두 눈 딱 감고 손을 잡았더라면 입주민의 피해는 컸겠지만 저와 회사는 무사했겠지요.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요?
‘종놈’ 막말사건이 방송된 후 입주민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제가 회장으로부터 인간적 모욕과 함께  10여 건의 고소를 당하고 해고까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젊은 입주민이 제게 다가와 손을 잡고 “이렇게 어려우신 줄 몰랐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라며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왜 그분이 제게 사과를 해야 합니까? 진짜 사과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막말 파문의 당사자인 입대의 회장은 얼마 전에 입주민 투표로 해임이 결정됐습니다.
전체 입주민의 60%에 가까운 경이적인 투표율에 역시 60% 가까운 해임 찬성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법원과 서초구청의 ‘해임투표 정당’ 판결에도 불복하고 3,410가구 가운데 2,006가구가 참여한 해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여전히 당당한 모습입니다.
투표일엔 일부 지지자들을 동원해 폭력과 폭언으로 투표를 방해하고 투표자들과 선관위원들까지 협박했습니다. 실제로 선거기간 중 선거관리업무를 본 여성 입주민들은 그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시는지요?
그 회장은 서울 모 법대 출신으로 법을 악용해 선량한 일반 입주민들을 수없이 협박하고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은 모두 그에게 고소고발 당한 상태입니다.
일반인에게 법과 경찰은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3,410가구 1만여 명이 중요한 투표를 진행하는데 겁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면 질서유지를 위한 사법적 행정적 조치를 엄정히 해야 할 것입니다   
투표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동안 경찰과 서초구청의 공권력이 무시당하는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여 명이 투표장을 에워싸고 폭언을 해도 이를 제지할 공권력이 팔짱을 끼고 있다면 어려움에 처한 그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요?
회장이 해임된 이후에도 예전처럼 각종 계약에 관여하고 저를 돕는 입주민들을 계속 고발해도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법치국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제가 얻은 교훈은 양심선언을 하거나 정직한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버티는 것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도록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입주민들이 버팀목이 돼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방송뉴스가 나간 이후 많은 분들이 직간접적인 성원과 격려를 보내 주셨습니다. 법률지원 등 실질적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최창식 회장님, 1인 시위로 막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서울시회 황장전 회장님, 그리고 많은 동료 주택관리사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인터뷰 ----------------------------

 

■ 대주관  최 창 식  회장

#서울 모 아파트 입대의 회장의 ‘종놈’ 발언에 항의하는 현장 종사자들의 1인 시위가 지난 6월 1일부터 시작해 7월 15일까지 한 달 보름간 이어졌습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봐야 할까요.
이번 사건은 관리현장 일각의 빈번한 월권적 갑질행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에 대항한 1인 시위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적극 행동함으로써 관리현장의 부조리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주택관리사들의 단합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협회는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벌어지는 월권행위, 각종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 등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예정이며 갑질행위를 방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입법 등 제도정비를 위해서도 노력함으로써 올바른 공동주택 관리문화 조성에 힘쓸 것입니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 있는 공동주택 관리종사자의 권익 향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막말발언이 나온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장과 직원들이 직접 대항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처음 이 발언이 보도됐을 때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진상파악이 급선무였습니다. 협회에서는 해당 단지를 방문해 관리사무소장과 직원들을 면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장의 도를 넘는 권위주의와 이로 인한 종사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 약자로서 행동에 나서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해고 등의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협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 자문 변호사가 법률적으로 조력해 입대의 회장이 관리사무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접근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시킨 바 있으며, 입대의 회장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에 관한 고발 절차 등을 지원했고, 서울시회 회원을 중심으로 전개한 1인 시위 현장에도 방문해 지원과 격려를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적 지원 및 격려 외에도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법령 개정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함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국회를 방문해 관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제도 개선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가시적 효과로 최근 공포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등에 일부 개선 사항이 반영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영향력이 큰 지상파 방송사의 저녁뉴스시간, 즉 골든아워에 보도됐기 때문에 큰 파장이 일었을 뿐 실제로 드러나지 않은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현재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권행위와 관리종사자에 대한 위압적 태도는 관리현장 전반에 만연해 있으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는 의결과 집행의 미분리와 올바른 관리문화가 자리 잡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자 의결과 집행의 분리, 관리업무 종사자에 대한 갑질방지 등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인 시위가 상징적 행사로 짧게 끝날 것이란 예상이 있었는데 의외로 길게 이어졌습니다. 그 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더 이상 부조리와 부당한 간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현장 회원들의 굳은 의지와 ‘이웃의 일이 곧 내 일’이라는 주택관리사로서의 동질감이 작용해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정도의 긴 시간 동안 1인 시위가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의 의지와 동지애를 이끌어 내고, 회원들을 한데 묶는데 대주관 서울시회와 서울시회 회원들의 노고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황장전 서울시회장과 회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시위를 벌임으로써 입주민과 충돌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만.
당시 해당 단지 직원들의 기가 억눌려 있는데다 신분불안 등으로 대항할 기력조차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동료 회원들이 나선 것은 매우 적절한 행동이었으며 여러 면에서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입주민들의 성숙한 모습도 가슴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편에선 입주자대표 못지않게 일부 관리사무소장들도 다른 종사자들에게 위압적 자세를 취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파트의 중심은 전체 입주민입니다. 새롭게 시행되는 공동주택관리법의 제정 목적인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건축물의 장수명화를 위해서는 주택관리사를 비롯한 관리종사자 모두가 함께 협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장 책임자가 본래의 목적에 소홀하고 부조리와 결탁해 자신의 이익만 좇고 직원들과 함께 하지 못하면 결국 신뢰가 무너져 전문 자격자로서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 협회와 주택관리사들은 이런 점을 깊이 명심해 관리의 투명성 확보와 입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 관리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가족으로서 종사자 전체의 권익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주택관리사가 적극 나설 때 입주민에게도 믿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현장 종사자들과 대주관이 여러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또 관리현장의 열악한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향후 계획을 설명해 주시죠.
최근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월권적인 부당 간섭 행태와 경비·미화원의 불법해고 등 관리현장의 열악한 실태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한편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리비 상승을 초래하게 돼 입주민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관리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 등 제도 개선에 소극적인 게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협회에서는 공동주택 투명성 확보와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선 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한 관리종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입주민에게 이해시키고 한편으로 제도 개선을 통해 종사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올바른 관리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관리사무소장과 관리종사자들이 소신 있게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방적인 부당간섭 및 부당해고 등을 방지하는 일명 ‘갑질방지법’ 등의 입법 발의를 추진할 예정이며 조만간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협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관리종사자들과 입주민들의 많은 협조와 지원을 당부합니다.

 

■ 대주관  황 장 전  서울시회장

#이번 1인 시위를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종놈’ 발언 뉴스를 보고 순간 정말 황당했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하면 횡령, 비리 등 자주 쏟아지는 기사로 전문 자격자인 주택관리사란 직업을 갖고 일 한다는 게 처자식 보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라는 현장의 하소연을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공개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종놈 발언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아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하는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이럴 때 협회가 30만 아파트 관리 종사자들의 아픔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 단체는 죽은 조직과 같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종놈’뉴스가 나간 후 관리 종사자들이 느꼈을 분노와 자괴감이 짐작됩니다. 주택관리사 조직의 서울시회장으로서 많은 생각이 스쳤을텐데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무엇이었습니까.
사건 발생 단시간 내에 피켓을 들고 몇 명이서 정문으로 달려갔습니다. 집회를 하려면 집회신고, 사전 인원 동원, 운영위원회 의결 등 준비기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시위방법에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회장 혼자의 힘만으로 장기간의 시위를 주도하는 건 한계가 있을 텐데 그렇게 오랫동안 진행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첫째는 함께 의견을 신속하게 모아 진행할 수 있는 기구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불안한 시국사항에 대처하기 위해 창설된 ‘시국비상대책위원회(후에 권익위원회로 변경)’가 평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둘째는 1인 시위입니다. 1인 시위는 집회에 해당하지 않아 신고절차가 필요 없고 장소와 시간에 제약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권익위원회의 능동대처와 1인 시위의 편의성이 발 빠르게 제작한 피켓을 들고 해당 아파트 정문으로 달려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인 시위라는 게 사실 쉬워 보여도 막상 참여하려면 많이 망설여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는 진정한 사과를 원했습니다. 시위를 한다는 것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과’가 있기까지 계속 진행해야 하는데 ‘회원들의 참여가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회원들이 1인 시위해본 경험도 없었고, 당연시 되는 ‘갑질문화’가 깊이 자리잡고 있는 현실도 우려되고, 수모를 겪더라도 가족과 위탁관리회사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정서 등이 1인 시위 장기화의 걸림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무국과 8인으로 구성된 권익위원회(공동위원장 강충기, 최타관) 간의 실시간 논의, 매일 새벽 같이 피켓을 챙겨주고 혹시 사고 날까 감시해야 하고 매일 신청접수 받아 시위자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등 체계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지면서 원로들이 앞장섰고 지부장 및 동호회 단체 등 누구나 할 것 없이 당연히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데 혼연일체가 돼 45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시위가 진행됐던 것입니다.

#언론홍보에도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엔 미온적이던 언론들이 시위 후반부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하더군요.
막말문화 타파를 위해 관심 가져 줄 것을 여러 언론기관에 요청했습니다. 맨 처음 채널A 방송국에서 1인 시위를 촬영해갔지만 방영되지 못했습니다.
대구 MBC에서도 갑질에 대해 취재하고 있어 함께 방영해주도록 요청했으나 대구 갑질 사건만 방송되고 말았습니다.
KBS 국장 및 기자와의 면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취재 요청, JTBC, MBN 뉴스 방송 요청 등 집요하게 설득 작업을 벌인 끝에 1인 시위 40일째가 지나면서 언론사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막말 당사자가 공개 사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중앙일보 보도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봇물 터지듯 서울경제, 뉴스1, 헤럴드경제 등에서 기사화됐습니다. JTBC, 채널A, MBN 뉴스와 YTN 좌담, SBS뉴스 등에서도 방영이 됐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리사무소장과 종사자에 대한 시각도 많이 개선된 것 같습니다. 혹시 장기간 계속된 시위로 해당 단지 입주민과 마찰은 없었는지요.
입주민 중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우호적 분위기가 더 강했습니다. 20여 일이 지나면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계속되는 1인 시위를 보고 아파트 이미지가 훼손된다고 우려하며 자발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카드를 꺼내든 게 발언 당사자의 해임안이었고 결과는 해임됐습니다.
종놈 발언에 대한 시위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주택관리사들이 빠져 있는 깊은 수렁과도 같은 피해의식과 패배의식에 따른 자괴감을 극복하고 행동에 나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순 없다는 의지가 분명했습니다.
가까이는 경기, 인천에서 울산, 대구,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현직 협회 임원과 많은 주택관리사들이 동참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시위가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1인 시위가 남겨준 의미와 소득은 무엇입니까.
많은 사람이 막말 회장에 대한 대대적인 방송, 기사화는 물론 해임까지 되는 결과를 두고 1인 시위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보다도 회원들이 스스로 행동함으로써 조금이라도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공동주택에 만연한 갑질을 타파하고 법과 원칙에서 벗어난 부당함에는 공동주택 관리 전문가로서 당당하게 대응해 나가는 시발점이 돼야 함은 물론 우리도 스스로 뒤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노력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불합리하고 모호한 관계법령으로 인해 입주민 간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전체 입주민에게 돌아간다 할 것입니다. 이를 견제해 투명하고 안전하며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만들도록 하는 것이 주택관리사 제도를 도입한 취지입니다. 주택관리사가 전문가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함은 물론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기 위한 신분보장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1인 시위 참여 및 성금 협조와 격려해 준 모든 분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국아파트신문사 취재부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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