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1970년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속리산은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위치해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해발 1,057m인 천왕봉을 비롯해 곳곳에 절경이 많아 구봉산, 광명산, 미지산, 고금강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을에는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단풍, 봄철의 진달래와 철쭉이 특히 아름답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비로봉, 길상봉, 문수봉 등 8봉과 문장대, 입석대, 신선대 등 8대가 백두대간을 잇는 이 중에도 법주사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우리가 속리산 법주사로 들어서기 무섭게 멀리서 활짝 열린 손으로 우리를 환영하는 것은 정이품송이었다. 풍상을 못 이겨 몰골이 말이 아니기는 하지만 아직도 위엄 있는 자세로 꼿꼿이 서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리라. 아무리 늙어 보잘 것 없는 육신을 끌고 가는 나이가 돼도 맑은 정신만은 잃지 말아야 할 것인데, 나의 모습은 과연 어느 정도의 심산深山에 있는가 싶기도 하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에 자리하고 있는 이 소나무는 나이가 약 8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오래된 소나무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이 나무는 조선 세조(1455~1468)가 속리산에 행차할 때 임금이 타는 가마인 연이 나뭇가지에 걸리어 지나가지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해 왕이 “소나무 가지에 연 걸린다”하고 말하자 밑가지가 저절로 들려 그 밑을 통과하게 돼 이를 신기하게 여긴 왕이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이로부터 소나무는 ‘연걸이 소나무’ 또는 ‘정이품송’으로 불리게 된 것이라고 한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해 관리되고 있으며 1993년 2월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서쪽가지 훼손, 2004년 3월 폭설로 서쪽가지 3개소 및 남쪽가지 1개소가 훼손돼 과거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의 아름다운 자태를 잃게 돼 훼손되기 전 모습을 2004년도에 이르러 전시하게 됐다.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 의상조사가 삼국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처음 건립한 이래 혜공왕 12년(776) 진표율사가 금동미륵삼존을 갖춰 법상종의 3대 가람으로 발전해 오던 중 임진왜란 때 불타버려 조선 인조 2년(1624)까지 사명대사에 의해 다시 건립되고 보수 증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내 및 주변에는 쌍사자석 등(국보 제5호) 팔상전(국보 제55호), 석연지(국보 제64호) 등 국보 3점, 보물 6점, 천연기념물 1점, 도지정문화재 13점 등 다수의 지정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1990년에 청동미륵대불을 완성하고 2002년 개금불사 행사에 100척의 금동미륵대불이 장엄한 모습으로 중생을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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