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일기 87


 

입대의 최 병 용 회장
경기 청평 삼성쉐르빌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량 출입카드를 발급받지 않아도 출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규정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해도 막무가내로 설명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차가 두 대인데 한 대는 그냥 출입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왜 두 대다 출입카드를 발급받고 돈을 내야 하느냐?”며 아파트 출입카드가 세일행사장의 1+1 상품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입주민들은 매번 정문 차단기를 올려달라고 정문에서 경음기를 울려대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반복한다. 정문 쪽에 사는 입주민들은 이런 차량에서 내는 경음기 소리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음기 소리가 새벽 3~4시경에 울려 그 소리 때문에 깬다”는 글이 카페에 올라왔다. 새벽에 들어오는 출입카드 미 발급 차량의 경음기 소리인지 원인을 파악해보니 신문, 우유 배달 업자들이 아파트로 들어오려다 경비원들이 자리를 비우거나 휴식을 취하느라 차단기를 올려주지 않으면 경음기를 울려대는 소리였다. 자신들의 영업을 위해 새벽에 자는 입주민들의 수면방해는 안중에도 없는 지극히 상식 없는 행동이었다.
매번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있었음에도 경비원들이 관리주체에 보고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관리주체를 통해 “새벽에 경적을 울릴 경우 출입자체를 불허하겠다”고 엄중경고를 한 후 새벽 경적음은 더 이상 나지 않았다. 관리주체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정문 출입차량들에서 경음기 소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비원 교육 및 차량 출입 시스템을 철저하게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흡연 다음으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애완견 문제이다. 애완견을 기르는 당사자는 안무섭겠지만 기르지 않는 상대방에겐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쓴 글을 보면 애완견을 기르는 이들이 얼마나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지 알 수 있다.
“6살 아이도 저도 개, 강아지를 많이 무서워하는데요. 어제 새로 생긴 징검다리 건너고 있는데 목줄을 풀어 놓은 강아지가 주인보다 먼저 징검다리를 건너오더라고요. 저도 놀랐지만 아이가 놀랄까봐 ‘우리 애가 강아지를 무서워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안 물어요’ 하시더라고요. 우리 아이는 저한테 딱 달라붙고 저도 가슴이 두근두근…. 예전에 작은 애완견한테 물린 적이 있어서요. 또 한 번은 현관 앞에서 앉아 쉬는 어르신 옆에 같이 앉아 있는 강아지 때문에 못 들어가고 서서 ‘목줄 좀 해 주세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얘는 너한테 관심조차 없어’라고 하는 겁니다. 애완견 동반하고 다니는 분들 강아지 목줄 좀 해서 다녀주세요”
‘동물보호법 제13조 제2항에 의하면 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는 목줄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반려견의 목줄을 채우지 않는 보호자들이 “우리 개는 순해서, 어려서부터 집안에서만 지내서 안 물어요”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다. 필자의 아파트는 입주민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 ‘애완견 목줄, 배설물 처리를 잘하지 않을 경우 동물보호법에 위반된다’는 현수막을 게시해 입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층간소음도 문제지만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하절기엔 생활소음이 또 큰 문제가 된다. TV 음량이나 음악소리를 본인들의 기분에 맞춰 커다란 음량으로 틀 경우 옆 가구에겐 소음으로 들린다. 특히 아파트에서 어울리는 가구끼리 회식을 마치고 걸어가며 떠들면 ‘소리가 위로 퍼지는 원리’에 의해 상층 가구에서는 확성기 소리처럼 들린다.
“새벽 두시반인데 소음 때문에 잠이 깼네요. 젊은 청년들이 소리 지르고 웃고 떠들고 난리가 났는데 옆동 11층인 것 같아서 경비실에 전화해봤더니 벌써 다른 가구에서 신고해서 경찰이 왔다갔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고성방가 중이네요. 새벽 3~4시에 떠들고, 누굴 부르고, 깔깔대며 웃어대고, 개념 없는 인간들로 인해 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그 고요한 시간 남들이 다 자야 하는 그 시간에 그렇게 생각 없이 소리 내어 떠든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되네요. 전혀 남 의식을 안 하고 사는 사람들 같아요”란 글은 깊은 밤, 타 가구의 생활 소음이 다른 가구에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지 알게 해준다.
☞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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