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김  종  헌

 

야간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의 구둣발 소리가 닳아 있다

쌓인 피로를 어깨에 얹은 채 귀가한 밤에는
깊은 잠 꿈속에서 찾아가는 세상이 있으니
우리 근로자가 꿈꾸는 세상    
                
아침에 눈을 뜨면
직장에 가서 일할 생각에 가슴이 설레고
금요일보다 월요일이 더 기다려지는 세상

일하면 일한만큼 보람이 있고
내가 한 일은 내가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신바람 나서 경쟁력이 넘치는 세상

능력과 적성에 맞춰 일하기에
일을 할수록 능률에 가속도가 붙고 아이디어가 샘솟아
세계적인 발명상과 특허가 앞 다투어 생산되는 세상

이태백 삼팔선 오륙도는
잡학(雜學)사전에서나 존재하는 세상
넘쳐나기만 하는 일자리를 감당하지 못해
누구 하나 쉬는 사람이 없는 세상

국회의원, 시의원, 지자체단체장은 후보자가 없어
시민 추첨으로 뽑는 세상

용접사, 배관사, 취부사, 정비사가
의사, 교수, 판검사보다 더 좋은 직업으로 된지는 오래
기름때 묻은 옷을 입고 땀을 흘릴수록 존경받는 세상

늙은 부모님은 서로 모시겠다고
형제가 입씨름을 하는 세상

노동의 하루를 마치고
밤하늘에 핀 보름달 보며 귀가하는 밤이면
땀 흘리는 노동은 하늘이 준 복이니
열심히 일함이 즐겁고 감사 할 줄 아는 세상

보름달처럼 둥글게, 달무리처럼 둥글게
이웃과 더불어 둥글고 신명나게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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