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일의 슬로시티 남양주시 조안면은 서울에서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북한강의 수려한 자연 속에 다산 정약용의 흔적들은 배움의 시간을 선물한다.
지난 시간의 아련함이 폴폴거리는 능내역은 흑백 사진처럼 추억을 안고 있다.
분위기 있는 카페와 4대강 자전거길은 도시민의 발길을 유혹 한다.
푸석이는 지푸라기처럼 메마른 가슴으로 콘크리트 공간에서 호흡하는 현대인들은 바쁘다.
디지털 시간에 쫓겨 생각의 여유가 없는 수도권 시민들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슬로시티 남양주시 조안면이다. 조안면 능내리에는 능내역이라는 폐역이 있다. 기차가 다니지 않는 능내역은 기차가 다닐 때 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능내역을 찾았던 여행객들이 교복체험 하며 남긴 흑백사진들이 빨랫줄의 빨래처럼 걸려 있다. 그 흑백사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젊은 연인들의 발랄함이 그리 예쁠 수가 없다.
능내역 앞에는 열차카페가 있으니 향 진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부려도 좋다.
카페에 앉아 기차가 달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지나가는 라이더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시원해진다. 지금 능내역 주변은 라이더들의 쉼터이며 사진가들의 출사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조안면의 대표적 명소가 된 곳이다.
철길을 따라 걷다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라이더들이 부러우면 자전거를 빌려 타자.

1시간에 3,000원 하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강바람을 따라 물의 공간 팔당호까지 달리자.
드넓은 팔당호에 현실의 시름 던져 놓고 카페 봉주르에서 추억의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거나 모닥불에 고구마를 구워 도 좋다. 그렇게 한박자 쉬고 다산 정약용의 흔적을 찾아 자전거  핸들을 돌려도 좋다. 남양주 다산길 2코스를 따라 가면 마재성지와 다산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마재는 정약용 4형제의 고향으로 한국 천주교회 요람지의 하나다. 마재성지는 여느 성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한국 천주교회 성립 전부터 천주학을 접했던 곳으로 유서 깊은 곳이다.

 

마재성지 성가정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마음의 안정을 취했다면 마재고개를 넘어 다산유적지로 달려 보자. 다산은 조선을 대표하는 실학자로 천주교 박해사건에 연루돼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목민심서》 등 500여 권을 저술했다. 다산유적지에는 다산기념관과 문화관, 생가인 여유당과 묘 그리고 실학박물관이 있다. 문화의 거리에는 화성축조에 사용된 거중기와 목민심서를 새긴 통판이 전시돼 있다. 실학박물관에는 조선 실학의 탄생과 발전 과정, 여러 실학자들의 유물과 자료를 만날 수 있다. 각종 천문도와 천문관측기구를 보고 영상과 다양한 체험을 통해 실학을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하면 좋을 여행지이다. 다산은 벼슬살이와 유배생활 기간을 제외하고 이곳에서 생활을 했으니 다산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다. 여유당 마루에 한참을 앉아 지나가는 바람을 맞았다. 여유당은 다산이 벼슬을 버리고 살 때 지은 당호인데 ‘살얼음을 건너듯이 조심하고 경계하며 살겠다’는 뜻이 담겼다는데 나는 유배생활 한 강진의 다산초당이 생각 났다. 다산의 흔적은 강진에도 많지만 남도 천리길이라 거리가 멀다. 현실에 바빠 시간내기 어렵다면 수도권 최초 슬로시티 남양주시 조안면으로 가족들 손잡고 가볍게 떠나 보자.
6월의 초록은 우리들 가슴에 싱그러움과 여유를 흠뻑 선물 해 줄테니까.

김 준 연 여행객원기자

기다림은 설레임이고 희망이다(blog.naver.com/ssolonsun.do)

여행정보

남양주문화관광 www.nyj.go.kr/culture  031)590-5416
다산유적지  www.nyj.go.kr/dasan  031)590-2481
마재성지   www.majaesungji.or.kr  031)576-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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