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빡빡한 도시의 분위기가 지겹다면 기껏 찾아온 홍콩의 도심이 기대만큼 나와 맞지 않다면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벗어난 외곽 섬에서 소소한 시간을 보내보자.

 


| 홍콩의 마지막 수상마을 타이오

란타우섬 서쪽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 타이오(大澳, Tai-O)는 이소룡의 고향이자 홍콩에 남은 마지막 수상 마을이다. 옹핑 터미널에서 가깝기 때문에 옹핑 빌리지와 함께 둘러보는 관광객이 많다. 타이오 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돌고래 투어를 신청한다. 25HKD(약 4,000원)를 지불하고 보트에 올라타면 물길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바다로 나간다. 타이오 앞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돌고래는 희귀한 핑크색 돌고래다. 회색에 핑크가 섞인 녀석부터 온 몸이 장밋빛으로 물든 녀석까지 다양하다. 자연 서식하는 개체기 때문에 돌고래를 보는 것은 오로지 그날의 운에 달렸다.
타이오마을의 입구에는 건어물 시장이 있고 시장 주변 골목에는 먹음직스러운 간식을 파는 노점이 줄지어 있다. 시골마을에서는 거창한 한 끼의 정찬보다는 한 손에 가볍게 들고 먹기 좋은 간식이 더 어울리는 법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뜨거운 불 앞에서 홍콩식 계란빵을 구워내는 곳, 호두 알갱이만한 반죽을 주먹보다 더 큰 빵으로 튀겨내는 곳 등 간식 골목을 지키는 가게들은 모두 홍콩 현지 매체에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이름난 곳이다.
타이오마을의 수상가옥은 가정집이면서 레스토랑이고, 게스트하우스면서 카페다. 허름한 수상가옥을 마주하고 앉아 비릿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진한 커피를 홀짝거리는 게 묘하게 매력적이다. 타이오 마을은 1시간 내외면 둘러볼 수 있다. 타이오 마을 홈페이지(www.tai-o.hk)에서는 마을을 오가는 버스와 페리 정보를 제공한다.

 


| 해산물을 맛보려면 청차우

홍콩의 또 다른 어촌마을인 청차우섬(長洲, Cheung Chau)은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청차우 선착장 주변에는 해산물 식당이 줄지어 있다. 칠리 게튀김, 딱새우 볶음 같은 광동식 해산물 요리 3종과 채소요리 1종이 포함된 세트메뉴가 188HKD(약 3만원) 정도이니 가격도 부담 없다.
선착장에서부터 퉁완 비치(Tung wan beach)까지 이어지는 퉁완 스트리트(Tung Wan Street)는 청차우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알록달록 파스텔 톤으로 칠해진 건물들과 망고모찌, 랍스터 튀김, 어묵꼬치 등 특색 있는 간식을 파는 상점, 분위기 있는 맥주바가 길을 따라 늘어서 있고 그 사이를 젊은 여행자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 이국임에도 더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청차우에서는 유독 ‘평안(平安)’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빵이 자주 눈에 띈다. 청나라 때 이곳을 본거지로 둔 해적에게 희생당한 원혼들을 달래기 위해 매년 5월 개최하는 청차우 빵 축제(太平淸醮, Chung Chau Bun Festival) 때 먹는 럭키번이다. 축제 기간이 되면 청차우의 젊은이들이 대나무로 만든 15m 빵탑에 올라 최대한 많은 개수의 럭키번을 차지하는 경기를 펼친 뒤 이 빵을 나눠먹는다고 한다. 빵 안에는 참깨, 단팥이 들어있으니 기념삼아 한번쯤 맛보자. 맛이 생각보다 고소하다. 청차우섬에 가려면 홍콩 센트럴 페리 터미널 5번 선착장에서 시간당 1회 운행하는 페리를 타면 된다. 쾌속선 이용 시 35분, 일반선 이용 시 55분 소요된다. 페리 티켓은 옥토퍼스카드와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으며 운행시간표는 인터넷(www.nwff.com.hk)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채 영  여행객원기자 
여행비밀노트(http://chae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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