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72>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김경렬
 

임계점이라는 개념은 물리학, 사회학, 체육학 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일정한 한계에 이르면 ‘갑자기 뒤집히는’ 신드롬 현상을 말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분수령’ ‘분기점’ 등 현상을 변화시키는 계기를 의미하는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도 운동을 하다 임계점이 찾아오면 지금이 99도이니 1도만 더 올리자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고비를 넘겼다고 합니다. 그럼 관리의 임계점은 무엇일까요?
 

1. 관리소장의 임계점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받아 들고 여러 관리회사를 찾아다니면서 이력서를 제출했는데 1년이 지나도 취업이 안 되는 경우나, 동대표 몇 사람이 관리소장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한다거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주차위반 경고장을 직접 제거해 달라고 항의하면서 폭언을 하는 등 전문 직업인으로서 참기 어려운 경우 정당한 업무지시는 게을리 하면서 입주민이나 동대표에게 관리소장을 헐뜯는 직원, 자기말만 옳다는 동대표, 내가 주는 관리비로 급여를 받는다며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는 입주민 등, 관리소장이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낄 때가 임계점이 될 수 있는데 가장 힘든 임계점은 재계약을 할 때가 아닐까요? 재계약 때만 되면 온갖 이유로 힘들게 하는 사람, 오랫동안 관리했으니 회사를 바꾸겠다고 하면서도 관리소장은 일을 잘 하니 계속 근무해 달라고 비아냥거리면 임계의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요?
 

2. 동대표의 임계점
자진해서 동대표를 해 보겠다는 사람은 의외로 적습니다. 관리사무소의 불친절한 응대로 불쾌한 마음이 들었거나 통로에 주차했는데 동대표 차에는 경고장을 안 붙였더라, 종처럼 취급당하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불쌍해서 동대표가 필로티에 쌓아둔 물건을 못 치우는 직원을 봤을 때 등 대부분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을 때나 부당한 일을 봤을 때 동대표를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입주민의 불편은 없게 하고 직원들은 인격적으로 대하며 투명한 관리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결론이 나올 때, 또 자신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관리업무가 관계법령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왜 내 집을 관리하는데 국가가 관여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꼭 필요한 공사를 해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며 동대표에 대한 부정적 언론보도를 들먹이는 입주민들을 볼 때 한계를 느끼지 않을까요?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3. 관리의 임계한계를 넘자
관리소장도 동대표도 임계점이 찾아오는데 생각해 보면 임계상수는 자기 인내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수적천석(水滴穿石), 한 삼태기씩 옮겨도 쉬지 않으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예는 마지막 물방울과 최후의 한 삼태기가 임계상수가 아닐까요? 관리소장은 동대표나 입주민이 억지를 부리면 몰라서 그러는 것이려니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하며, 동대표는 관리소장의 말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소장이 바보가 아니고 화가 날 만도 한데 왜 저렇게 열심히 나를 설득하려고 하나라고 생각해 보고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동대표는 2년씩 2회 총 4년만 대표를 할 수 있으니 내 임기 중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하고 관리소장은 여기 아니라도 아파트는 많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입주민들은 조그마한 불평도 참지 못하고, 지적하는 사람은 아주 작은 티끌도 용서하지 못합니다. 이 모두를 받아내야 하는 관리의 임계점은 내 인내의 한계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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