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 논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한국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을 가슴에 품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약 25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2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청운의 큰 꿈을 품고 서독으로 광부, 간호사로 취업을 위해 떠났다. 한국 근대사에 지울 수 없는 이민의 역사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외국으로 이민 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민을 받는 나라로 변모했다. 5월은 가정의 달, 현재 국내에 얼마나 많은 다문화 가정이 있는가?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하거나 이민 등으로 한국의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2015년 현재 총 30만5,000명이며 남자는 5만1,000명, 여자가 25만4,000명이다. 출신국가별로 보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국적이 14만명, 5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베트남 5만8,000명으로 19%, 필리핀이 1만7,000명, 6%이다.
이들 다문화 가정 이외에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 수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6년 약 54만 명에서 2015년에는 174만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외국인 주민의 국적은 동북아시아 국가가 가장 많은데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39.9%(약 70만명)로 가장 많고, 다음 중국인이 14.9%(약 26만 명)를 차지한다.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은 기초자치단체는 안산시(약 84만명), 영등포구(약 67만명), 수원시(약 56만명), 구로구(약 53만명), 시흥시(약 45만명) 순이다. 외국인 주민 유형을 보면, 국적 미취득자가 79%(약 128만명), 국적취득자는 9.1%(15만8,000명), 외국인 자녀는 11.9%(약 20만7,000명)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10년 동안 평균 3만3,000건의 외국인과의 결혼이 있었다. 한국에는 지속적으로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어디를 가나 외국인을 볼 수 있으며 미래 한국사회에는 다문화 가정의 2, 3세가 한국인으로 비중이 증가될 것이다. 아울러 외국인의 국내 거주자가 증가해 피부색과 종교, 언어가 다른 문화적 속성들이 혼합되는 다문화 사회의 변모를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은 어떤가? 아산정책연구원의 2013년 조사에서 드러난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의 한국인(79.2%)은 외국인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해 외국인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용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약간 낮은 수용도(67.5%)를 보였다. 외국인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약 80%에 이르렀던 것에 비교하면 다문화 가정을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의 비율은 10% 가량 낮았다. 그러나 여전히 다문화 가정의 증가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인적 구성의 다양화로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다수였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최근 3년간 다소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한국인의 이민자에 대한 태도가 출신 국가별로 차별적이다. 미국 이민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은 65.9%인 반면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이민자에 대하여는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59.7%의 한국인이 중국인과 일본인의 이민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글로벌시대 한국인이 세계선진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과 우호적 시선으로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주민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성숙하고 책임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민유형별 맞춤형 생활정착 지원 제도, 유엔 등 국제기구가 권장하는 인권증진 정책, 정책참여기회 확대 등을 보다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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