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66>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김경렬


 

말 한마디로 천량 빚을 갚는다. 말은 화살과 같아서 주워 담을 수 없다 등 말과 관련한 속담이 많은데 말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기도 하고 관계를 끊기도 하니 말은 참 중요하며 특히 같은 말이라도 표현을 잘 못해 내용전달이 잘 안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1. 말의 종류
말은 사람에게만 허용된 교감의 특권으로 사람 간의 관계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독한 말(毒舌)은 남을 해치는 말, 비방하는 말, 모진 말, 악독한 말, 나쁜 말을 의미하고, 영어로도 Biting(쏘는 듯한 말), Spiteful(원한을 품은 말) Invective(악담), Vituperation(매도하는 말) 등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어디에나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좋은 말 보다는 나쁜 말이 많고 뒷 담화는 남을 헐뜯는 수단이 되고 있으니 어떤 종교지도자는 신도들끼리 칭찬하는 것을 보고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공덕이 하늘에 닿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말보다는 남을 비하하고 헐뜯는 말들이 훨씬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2. 말의 위력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말은 ‘그대로 된다’ 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말이 좀 어눌한 관리소장은 생각한 만큼 표현이 되지 않으므로 말을 줄이고 듣기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는데 동대표나 입주민 들은 이런 관리소장을 무척 신뢰하고 좋아했다고 하니 사람들은 참 말하기를 듣기보다 즐겨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대통령의 비서 중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은 정치상황을 유머로 표현하는 방법을 대통령에게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유머는 막말을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외투만 시내에 가져다주면 자기는 그 외투 속에 있겠다고 말해 기분 좋게 차를 태워줬다는 이야기나 밤늦게 퇴근하는 입주민이 아파트의 주차장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말을 들은 관리소장이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주차공간이 많이 남아 있더라고 말하는 것이 ‘늦게 퇴근하니까 그렇지요’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잘하는 말이지요.


3. 관리소장은 말하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요즈음은 불평을 일삼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못이나 분수 같은 수경시설은 출근하는 사람은 누리지 못하는데 관리비는 많이 쓴다고 불평하고, 고급 조경수는 조경관리비가 아깝다고 하고, 초고속 승강기를 설치한 아파트에서는 비싼 부품을 교체하느라 허리가 휩니다. 생활하면서 조금만 불편하면 그 불평은 고스란히 관리사무소의 몫입니다. 이럴 때 불평을 해소하는 것은 이해고 이해는 납득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납득의 도구는 ‘말’입니다. 토크쇼 등의 MC(Master of Ceremonies)는 주재자로서 좋은 MC의 조건은 자기가 말을 잘하기 보다는 참석자가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주는 사람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의 수준에 맞는 단어를 선택하고 말의 효과를 극대화할 말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고 이유를 설명할 것인지,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하고 그렇게 하라고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연습해둬야 합니다. 영어의 Talk는 표현수단에, Tell은 내용 전달에, Speak는 잘 들리게 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라고 합니다. 입주민과 대화할 때는 Talk를, 업무지시를 할 때는 Tell을, 직원을 상대로 교육할 때는 Speak 기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전문용어만 늘어놓으면 반감을 사게 되고 너무 풀어 이야기하면 지루해 합니다. 충분히 들어주고 ‘알겠습니다만~’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불평을 들어주는 것도 업무입니다. 남의 말을 들어줄 너그러움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면 내가 출근할 곳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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