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김 준 연 여행객원기자
기다림은 설레임이고 희망이다(blog.naver.com/ssolonsun.do)

 

“남천강 굽이쳐서 영남루로 감돌고 벽공에 걸린 달은 아랑각을 비추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면서 국제적인 지명도와 국격이 올라갔다. 전국이 꽃잔치로 따스해질 때 우리나라 3대 아리랑 중의 하나인 밀양아리랑의 고장 밀양시로 여행을 다녀왔다.
밀양시는 경상도의 대표 아리랑인 밀양아리랑에 대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문화예술과 관광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밀양시는 단순히 먹고 자는 관광이 아닌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직접 참여하는 체험여행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공연문화와 여행, 체험여행과 힐링이 합쳐진 여행콘텐츠가 새로운 여행문화로 자리 잡을 듯 하다. 삼랑진벚꽃축제장에서 우윳빛 벚꽃잎을 씻겨 달려 온 봄 바람으로 몸과 마음을 가볍게 샤워한 후 역사의 고장 밀양의 옛 시간속으로 뛰어들었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의 하나로 조선 16경 중 하나인 영남루에 올랐다. 능파각과 침류각을 익루로 거느리고 층층각 계단형 통로가 독특한 누각이다.
밀양강을 달리던 봄바람이 영남루의 시문현판을 가볍게 터치하니 조선 당대 풍류 명필가들의 시문이 뚝뚝 떨어지는 듯 했다. 그 바람에 일렁이는 내 작은 감정을 누각의 처마 끝 바라보며 꾹 눌렀다. 영남루 처마 기둥이 액자인 듯 그 사이로 들어오는 밀양강 봄풍경에 가슴 한조각 던져주고 돌아 섰다.
밀양향교는 고려말과 조선초 현유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을 교육하는 공간이였다.
밀양향교 여행에서는 ‘선비풍류’ 프로그램으로 밀양아리랑 콘텐츠사업단의 아리랑동동 공연과 다도체험을 즐겼다. 아리랑동동은 풍요로운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농민들이 노동의 고달픔을 달래며 희망의 삶을 갈구하며 부르고 놀던 춤사위를 밀양아리랑 가락에 접목시킨 퓨전 공연 작품이다.

아리랑동동을 공연한 아리랑친구들의 몸짓 하나 표정하나에서 아이들의 열정을 엿 볼 수 있어서 더 감동이었다. 엄마품에서 어리광을 부리거나 스마트폰에 빠져 있을 나일텐데 어쩜 이리 예쁜 공연을 준비했을지 감동이였다. 사진을 찍고, 영상을 담으면서도 감동을 했던 아리랑친구들의 공연이 글을 쓰는 지금도 떠오른다.
강학 공간인 향교의 명륜당에 올라앉아 풍화루를 무대 배경으로 펼쳐진 공연을 관람했는데 조선의 시간속에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어깨가 들썩이는 즐거운 시간이 회오리 몰아친 듯 지나간 후 따스한 차향에 빠져들 다도체험도 했다.
다도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몸과 마음을 수련하기도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서로 예를 갖추고 마시는 차 한잔으로 서로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은 따스해짐을 느낄 수 있다. 항상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때로는 이런 정적인 여유로움 속에서 스스로의 감성을 더듬을 수 있음도 행복이다. 차를 우리고 따르는 다도체험사 손끝에 배려와 정성이 가득이다. 매화꽃을 띄운 연차를 한잔 받고 보니 시상이 폴폴거렸다. 얼굴은 무지 딸리지만 송중기, 유아인이 돼 조선시대로 달려 가고픈 마음 이었다.
밀양 향교의 선비풍류 공연은 향교,서원스테이 프로그램으로 10월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가족들과 함께 참여해도 좋을 체험여행이다.
밀양의 대표적 사찰 표충사는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재약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유생들을 교육하고 성현들을 제사하는 표충서원이 사찰영역 안에 있어 불교와 유교가 공존하는 어울림의 사찰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성보 문화재를 갖춘 표충사의 템플스테이도 유명한데 밀양 향교, 서원스테이 때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는단다.
늦은 밤까지 도시의 불빛속에서 헤매고 전자기기에 길들여진 가족들이 산사의 어둠과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그 밖에 밀양에는 아이들과 함께 할 가족여행지가 많다.
역사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무오사화의 단초가 된 조의제문을 쓴 점필재 김종직 생가와 의병장 사명대사 생가지, 해천 항일테마거리도 좋다. 밀양의 3대 신비로 꼽히는 얼음골, 표충비, 만어사 경석도 추천하는 여행지다. 밀양여행하며 먹었던 음식 중에 밀양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다슬기들깨수제비가 별미였다.
전국을 여행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아름답고 멋진 공간이 정말 많다.
처음으로 여행한 밀양은 앞으로도 여러 번 달려가야 할 곳으로 아직 소개하지 못한 다양한 테마의 여행지가 많다.다음의 밀양여행은 어떤 테마로 떠날지 벌써부터 설렌다.


여행정보
밀양시 문화관광
tour.miryang.go.kr / 055-359-5646
밀양아리랑콘텐츠사업단
cafe.daum.net/ddolddi2828 / 055-356-9644
항아리수제비
경남 밀양시 상동면 안인리 104-9 / 055-351-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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