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 논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마을이나 주거 단지 중심으로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가? 이런 기업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마을기업’이라 불리기도 하며 외국의 경우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로 알려져 있다.
마을기업은 지역사회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인적, 물적 특화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추구하는 마을단위(혹은 주거지역단위) 기업을 말한다. 마을단위를 농촌과 도시로 대별해 볼 수 있다. 농촌은 마을의 개념이 매우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농촌마을은 작게는 30~40가구 정도에서 크게는 100가구 이상의 가구규모를 가지고 지리적으로 집단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경우는 인구밀도가 조밀하고 마을(주거지역별)의 지리적 경제가 분명하지 않다. 다만 행정적으로 ‘동’으로 구분은 가능하다. 도시의 경우는 아파트 단지의 경우 공간적으로 매우 분명한 경계를 지니며 공동체적 활동이 가능한 물리적 환경은 조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마을기업은 특화자원을 활용해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라 저소득 취약계층이 더 이상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해 냄으로써 생활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역사회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을기업의 형태는 경제, 교육, 문화, 생태, 지역, 사회 등 다양하다. 도농 교류·직거래, 생태 체험, 로컬푸드, 대안교육, 대안 기술, 생태 건축, 문화 예술 등 생활전반에 걸쳐 마을기업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마을단위에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약화되거나 문제가 많은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거나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소득창출을 통해 해당 지역사회에 미흡한 복지를 보충할 수 있으며 마을 구성원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신뢰와 규범 등 사회적 자본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마을 기업 우수사례는 주로 농어촌지역이나 소도읍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전남 영암군은 미암면 대초마을공동사업단은 ‘친환경 나물 공동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고령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에 역점을 두었다. 무농약으로 생산된 친환경 햇나물을 생산해 안정적이고 다양한 판로개척을 이뤄낸 성과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충남 서천군에는 지역먹거리 생산자조합이 운영하는 ‘얼굴있는 먹거리’ 직매장이 있다. 중간 수집상이 없고, 생산자인 조합원이 직접 운영하는 직거래 장터형 매장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산자에게 안정된 판로를 보장하고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마을기업’이다.
마을 혹은 아파트 단지는 지리적으로 타 지역과 구분되는 경계를 가지면서 지역 내부에 상호 이해관계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할 수 있는 곳이다. 도시지역의 마을만들기 사업도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다. 도시의 전통재래시장이 있는 곳은 전통시장·상가·활성화사업, 구도심 및 전통시장 상가의 수익사업 모형 개발을 통해 해체위기의 지역상권 복원 및 안정적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정부와 협력해 위탁사업으로 지역축제, 공원관리,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학교급식 등을 지역주민 주도의 비즈니스로 확대하고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일부 도시지역에서 이런 사업이 부분적으로 태동하기도 하지만 아직 체계적이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 내지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
정부는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등 매우 다양한 경제 살리기 정책을 수행하고 있지만 정작 일자리가 필요한 도시민이 참여 가능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프로그램은 활성화돼 있지 못하다. 국내외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공동체적 접근으로 일자리도 창출하면서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는 정책프로그램이 더욱 촉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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