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숭렬당
보물 제521호(1970.7.28.)로 지정돼 있으며 경북 영천시 성내동 9-2에 소재하고 시대는 조선시대다. 조선 세종 때 대마도와 여진정벌에 공을 세운 이순몽 장군의 집으로 세종 15년(1433)에 중국식으로 지은 건물이다. 1970년 문화재로 지정된 뒤 복원공사를 한 건물로 지금은 장군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드리는 사당으로 쓰고 있다.
규모는 앞면 5칸 옆면 3칸이며 옆면에서 볼 때 사람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인데 그 양쪽 끝 칸에 날개를 단 듯 지붕을 덧달았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여덟팔자(八)자 모양과 비슷한 팔작지붕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모양은 맞배지붕이 팔작지붕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이고 있는 지붕형식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윗부분에 장식해 짜는 구조는 새부리모양으로 뻗쳐 나왔다. 평면은 3칸보다 양쪽 끝 칸이 한 자씩 좁으며 건물 안쪽의 천장은 가구가 훤히 보이는 연등천장으로 꾸미고 있다.
구조가 조선 전기의 수법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재료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조각들이 조선 후기의 수법을 나타내고 있다. 조사결과 몇 차례의 수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로 검소하고 건실하게 지은 집이다.

◈매산 고택 및 산수정
중요 민속자료 제24호(1970. 12. 29.)로 지정돼 있으며 경북 영천군 임고면 삼매리 1020에 소재하고 조선시대의 건축물이다. 풍수지리학상 좋은 터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은 매산 정중기(1685~1757) 선생이 짓기 시작해 둘째 아들 정일찬이 완성했다.
대문채, 안채, 사랑채, 사당들로 구성돼 있으며 대문을 들어서면 전형적인 ‘ㅁ’자 평면을 가진 안채가 있다. 사랑채 누마루는 사랑방과 직각을 이루면서 덧붙여 있다. 대문채는 3칸 규모로 양쪽으로 긴 담이 있고 안채 가운데 대청을 뒀다. 대청 왼쪽으로는 큰 방과 부엌을 뒀는데 이와 같은 형식은 영남지방의 구성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사랑채의 독립된 건물인 산수정은 동쪽 사랑방과 이어져 있는데 지붕을 얹은 수법이 지붕 옆면을 건물의 앞면으로 사용해 특이한 배치를 보이고 있다. 사랑채는 본채 오른편에 따로 담장을 둘러 구성하고 있다. 집터를 잘 활용해 지은 전통 있는 조선시대 가옥으로 지리, 건축, 민속의 여러 측면에서 귀한 연구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지정 당시 명칭은 영천 정재영 씨 가옥 및 산수정이었으나 가옥을 지은 정중기의 호를 따라 ‘영천 매산고택 및 산수정’으로 명칭 변경을 했다.

◈정용준 씨 가옥
중요 민속자료 제107호(1979. 12. 28.)로 지정됐으며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131에 소재하고 조선시대 건축물이다.
현재 주인 정용준 씨의 8대조가 영조원년(1725)에 지은 집으로 본채와 정자로 돼 있다. 넓은 대지에 연못이 있는 이 집은 안채, 사랑채, 아래채, 공간채가 ‘ㅁ’자 평면을 이루는 서남향 집이다.
안채는 ‘일심당’이라고 하며 안방, 대청, 건넌방, 부엌, 광으로 돼 있다. 3칸 크기의 큰 부엌이 안방의 아래로 길게 굽어나가는 ‘ㄱ’자 집의 형식은 영남지역의 큰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외양간, 방앗간, 광을 가진 아래채는 안채의 부엌, 광을 마주보고 있으며 방앗간에는 디딜방아가 설치돼 있다. 대문의 오른쪽으로 위치한 사랑채는 사랑방, 대청, 광, 마루방이 배열돼 있다. 공간채는 대문의 왼쪽에 위치한다. 마당 밖을 흐르는 작은 계곡 쪽을 넓혀 만든 연못은 인공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정자는 넓은 대청과 온돌방으로 돼 있다. 몸채와 정자, 작은 연못의 합리적 구성은 주인의 자연애와 운치 있는 생활관, 인생의 지혜를 잘 나타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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