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논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인간은 누구나 좋은 집 좋은 동네에 살기를 원한다. 이는 주거만족도 혹은 주거지 만족도에 관한 사항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집과 동네(혹은 단지)의 만족정도는 공동체문화와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필자의 설문조사결과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어느 정도로 만족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농촌 주민들이 도시 주민들에 비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이사 희망정도를 보면 농촌주민의 절대다수는 희망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도시지역의 경우 34%의 주민이 의사를 희망하고 있어 해당 지역사회 만족도를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사 희망 사유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살고 있는 현재 주택의 불만족 뿐 아니가 단지 혹은 동네의 전반적 환경과 분위기와 연관된다.
이러한 주거만족도를 통해 크게 세 가지 관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민들의 주거이동 빈도에 관한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만 농촌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빈번한 주거이동이 불가능한 환경이다. 그러나 도시주민의 경우 자녀교육 혹은 주택의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려고 이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시민의 경우 주택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이재의 수단으로 빈번한 이사를 다니는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둘째, 마을(주거지)에 대한 인식의 차이다. 도시민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커뮤니티, 즉 아파트 단지 혹은 주거지를 농촌마을 주민이 의식하고 있는 것과 같이 ‘나의 동네’ ‘우리 마을’이라는 공동체의식이 부족하다.  빈번한 이사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도시사회의 익명성과 개인주의적 사고가 팽배해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셋째, 농촌마을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그러나 도시는 다양한 연령층, 직업, 종교 등 동질성 보다는 이질성이 강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농촌의 노인층 주민은 도시지역 주민에 비해 이동의 빈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살아온 주거지, 즉 마을에 대한 애착과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해석된다.
통계청 사회조사통계보고서에 따르면 현 주거지 선택이유는 도시와 농촌이 다르다는 점이 잘 나타나 있다. 도시(동부)의 현 거주지 선택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사정(34.3%)’이라고 답한 반면 농촌(군부)주민은 ‘옛날부터 살아와서(44.4%)’가 자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주거지역에 대한 만족도 역시 도시와 농촌지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시지역 주민이 현 거주지에 대한 불만족의 정도가 농촌주민에 비행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도시는 점점 마을 혹은 동네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도시의 보편적 삶의 공간으로 확대돼가는 상황에서 단지 입주민들이 “우리 동네” 라는 공동체적 주거만족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적인 노력으로는 주민공동체문화 형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운영이다. 주민 공동체적 결속과 규범, 신뢰를 확대할 수 있는 커뮤니티중심의 활동이 중요하다. 선진외국에서 흔히 활용되는 마을단위 주거서비스제공 및 다양한 문화, 복지 프로그램의 지원제도 등이다. 아울러 주민 스스로 주거공동체의 인식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상호간 교류와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다양한 주민 주도적 활동을 개발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마치쯔꾸리’라는 프로그램, 영국의 ‘거버넌스형 마을만들기’, 미국의 저소득층 주거지역을 대상으로 한 ‘HOPE VI 프로그램’등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마을 혹은 커뮤니티 단위 공동체 활성화 노력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사회안전 및 웰빙을 증대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음이 학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한국도 마을만들기 등 이와 유사한 정책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아직 가시적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상향적이며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사회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주거공동체속의 만족도가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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